김모 씨(31·여)는 7∼9일 강원 강릉과 속초 재래시장에서 27회에 걸쳐 현금 139만 원을 썼다. 얼핏 보면 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을 애용하는 30대 주부의 행동. 하지만 김 씨는 유독 1만 원과 5만 원권만 쓰며 거스름돈 80여만 원을 챙겼다. 1000원짜리 콩나물을 사면서 5만 원권을 내밀기도 했다. 김 씨가 쓴 돈은 모두 가짜였다.
김 씨는 범행 전 강릉시 내곡동 집에서 레이저복합기로 5만 원권 30장과 1만 원권 178장을 위조했다. 진짜 지폐를 A4용지와 한지에 컬러 복사하는 방식을 썼다. 김 씨는 시력이 약한 노인들이 운영하는 노점상을 대상으로 주로 콩나물, 좁쌀 등 식재료를 사고 위조지폐를 내밀고 진짜 지폐를 거슬러 받았다. 명절을 앞둔 대목이라 상인들이 바쁜 틈을 노렸다. 모자와 후드티,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꽁꽁 싸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의 범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김 씨가 쓴 지폐의 색깔과 촉감을 수상하게 여긴 시장 상인들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강원 속초경찰서는 김 씨를 통화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무직인 김 씨가 3500여만 원의 빚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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