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금 떠나요]충남 부여 백마강길

  • Array
  • 입력 2013년 3월 1일 03시 00분


백마강 굽이굽이… 백제로 역사여행

충남 부여군 부여읍의 수북정과 고란사를 오가는 백마강의 황포돛배. 낙화암과 고란사, 왕흥사지, 구드래공원을 지나면서 백제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부여군 제공
충남 부여군 부여읍의 수북정과 고란사를 오가는 백마강의 황포돛배. 낙화암과 고란사, 왕흥사지, 구드래공원을 지나면서 백제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부여군 제공
백제의 옛 수도인 충남 부여는 가까이에서 음미해야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패망하면서 찬란했던 유적들이 많이 사라져 좀더 유심히 살펴야 하는 까닭에서다. ‘백마강길’은 걸으면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흡입해볼 수 있는 코스다.

○ ‘백제 역사 문화’ 숨쉬는 백마강길

백마강길 코스는 총 길이가 24km다. 부소산길∼백제보길∼천정대길∼문화단지길∼왕흥사지길∼부산길∼희망의숲길∼선화공원길∼궁남지길∼구드래조각공원길 등으로 나뉜다.

해발 106m의 부소산은 하이힐을 신고도 산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낮고 평평하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부소산성이라는 것은 말이 산성이지 뒷동산 언덕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든 게 잔망스러워서 무슨 전설과 역사를 여기다 갖다 붙인 것이 가당치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라고 말했다.

낮은 산의 역사는 깊다. 부소산성과 군창지, 영일대, 송월대, 사비루, 영일루, 반월루, 백화정, 궁녀사, 삼충사, 낙화암, 고란사 등 무수한 유적을 만날 수 있다. 부소산성을 내려와 금강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백제보가 나타난다. 백제보는 백제의 수호신과도 같은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형상화했다.

백마강교 하류 쪽에서 백제문화단지 길이 시작된다. 백제문화단지는 백제 왕궁과 마을을 재현했다. 당시의 생활상을 재현한 사비성에는 왕궁 및 능사, 생활문화 마을, 위례성, 고분공원, 역사문화관 등이 들어서 있다. 부소산 서북쪽 백마강 건너편에는 왕흥사지가 있다. ‘삼국사기’가 ‘왕이 늘 배를 타고 들어가 향을 피웠다’고 기록한 사찰이다.

황포돛배가 다니는 수북정∼고란사 구간은 부여 관광의 백미 가운데 하나다. 구드래조각공원 길과 부산 길, 왕흥사지 길을 이용하면 배를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다. 황포돛배를 타면 낙화암과 고란사의 모습을 가장 완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앵글에 담을 수 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백마강을 수상관광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여군은 현재 운행하는 황포돛배 7척과 일반 유람선 5척 등 총 12척을 활용해 강경(논산시), 신성리 갈대밭(서천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뱃길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 연꽃 향연의 궁남지

백마강 길을 걸으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문화유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가운데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백제탑의 진수다. 목탑을 그대로 재현하려 했던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석탑보다 세련미와 형식미, 완숙미를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돌탑이지만 목탑만큼 가벼워 보인다.

백제 문화에 대한 안목을 높여주는 국립부여박물관도 가볼 만한 명소다. 4개의 국보와 18개의 보물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품 가운데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 예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부여박물관 관계자는 “향로를 보면 미술사가들이 왜 그렇게 화려한 찬사와 수사, 격찬을 쏟아내는지 바로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궁남지는 국내 최초의 인공정원이자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연꽃단지다. 38만 m²의 이 연못에는 오가하스연, 가시연, 홍련, 백련, 황금련 등 50여 종의 연이 있다. 연꽃은 통상 6월 말에서 8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연꽃 사이로 조성된 8km의 산책로에서 다양한 연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다양한 수생식물과 곤충, 왜가리 등도 만날 수 있다. 원추리꽃, 미니해바라기 등 각종 야생화와 고라니, 산토끼도 볼 수 있다.

쌈밥과 돌솥밥으로 잘 알려진 ‘구드래 돌쌈밥’(041-836-9259), 35년 전통의 장어구이 전문점 ‘나루터 식당’(835-3155), 부드럽고 달콤한 고기 맛의 ‘서동한우’(835-7585), 참게 메기 매운탕으로 유명한 ‘금천식당’(832-3787), 무쇠솥 사골국물로 유명한 ‘사또국밥’(836-6800) 등이 추천할 만하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백제#부여#백마강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