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계열인 한국공항㈜의 먹는 샘물 생산을 위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이 무산됐다. 2011년부터 시도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은 논란 끝에 최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도의회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을 보류했다.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 및 이용시설 변경 허가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한국공항의 증산 허용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고 사유화를 우려하는 도민사회의 논란이 많아 도민 공감대 형성 과정이 필요하다”며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다.
한국공항 지하수 취수량 증산은 이번 9대 도의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 30일까지 상정되지 않아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도시위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상임위 결정을 따르기로 합의했는데 상임위는 물론이고 전체 의원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직권으로 상정을 보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으나 더이상 반발하지 않았다.
환경도시위원회는 26일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 및 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에 대해 하루 20t 증량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으로 수정 가결했다. 제주 농축수산물 수송을 위한 중형기 투입, 도민 항공료 할인 확대, 장학제도 확대 등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먹는 샘물은 총량 4%의 범위에서 통신판매만 허용하는 조건을 달았다. 당초 한국공항 측은 현재 하루 지하수 취수량을 100t에서 200t으로 100t 증산을 요청했다.
한국공항은 상정 보류 결정에 대해 “제주 지하수 관련 현행 법령은 적절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지하수를 국공유화하거나 영리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에 요청한 하루 취수량은 제주시내 대형 목욕탕의 하루 물 사용량에도 미치지 않는 양일뿐만 아니라 적법, 정당하게 신청한 증량인 만큼 조속히 승인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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