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서 미군 차량이 굉음을 내며 임 순경을 향해 후진을 했습니다. 그때 임 순경이 차량에 가려 보이지 않았고 죽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경찰을 태우고 도주하는 미군을 뒤쫓은 택시 운전사 최모 씨(38)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에서 성수사거리 인근 자양동 막다른 골목에서의 긴박했던 대치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군 차량은 머뭇거림도 없이 경찰과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고 회상했다. 최 씨는 자신의 실명과 사진 공개를 원치 않았다.
“성수사거리 인근 막다른 골목에서 미군 차량과 대치하게 되자 임 순경이 ‘멈춰! 스톱!’을 외치며 운전석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럼에도 미군 차량은 후진했고 임 순경은 차량에 매달린 채 벽에 끼여 있는 상태가 됐습니다. 잠시 후 미군 차량이 다시 전진했을 때 임 순경은 미군 차량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그러자 이 차량은 재차 후진했고 임 순경이 공포탄을 쐈습니다.”
최 씨는 “미군 차량이 세 번이나 들이받고 나서야 임 순경이 처음으로 실탄을 쐈다”고 전했다. 그는 “실탄을 발사한 뒤 미군 차량은 다시 빠른 속도로 다가와 임 순경을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달아나는 차량에 임 순경이 실탄 두 발을 더 쏘자 차 안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최 씨는 임 순경을 택시에 태운 뒤 미군 차량을 뒤쫓았으나 이미 사라진 뒤였다. 최 씨는 “나도 부사관 출신이라 총이 겁나지는 않았다. 임 순경은 미군 차량이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도주를 막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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