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3500여명 인근거주… 식당-호프집 등 매출 껑충
호텔회의장 사용문의 잇따라… 자녀위한 각종 학원도 증가
“세종시 효과를 피부로 느낍니다. 손님이 크게 늘어 최근에는 홀 종업원을 2명 늘렸어요.”(한 중국음식점 주인) “술 마시는 손님들 얘기를 들어 보면 ‘중앙부처’, ‘예산’같은 말이 많이 나와요. 예전과 다르게 공무원 손님이 많아졌어요.”(한 호프집 주인)
세종시와 승용차로 불과 15분쯤 떨어진 대전 유성구 지족동과 반석동 일대 서비스업종이 요즘 ‘세종시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6개 중앙부처의 세종청사 입주로 공무원 손님이 크게 늘어난 것. 5500여 명의 입주 공무원 중 3500여 명이 세종시와 그 주변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식당 매출 40∼70% 늘어
지난달 27일 오후 7시. 세종시 접경인 유성구 지족동 R중국음식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 2층 식당 중 단체예약 손님만 받는 2층 룸은 모두 찬 상태. 1층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주인(58)은 “2층 룸을 평일에 이용하려면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며 “세종청사 입주 후 매출이 40%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근에서 M호프집을 운영하는 남모 씨(41·여)도 “예전에는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손님이 많았으나 요즘은 공무원이 많다”며 “손님들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 달라 세종시 입주가 실감 난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대전 유성 일대를 찾는 것은 청사 주변에 마땅한 회식 장소가 없기 때문. 공무원 강모 씨(50)는 “택시비와 대리운전비가 부담되긴 하지만 서울보다 음식값이 저렴해 유성 지역 식당을 자주 찾는다”라고 말했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서비스 업종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지만 세종시와 가까운 노은지구는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수도권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회의장도 연말까지 예약 완료
세종청사 입주는 식당과 주점뿐만 아니라 회의산업 분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00명을 수용하는 그랜드볼룸과 6개 중대형 회의실을 갖추고 있는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는 최근 세종청사 정부 부처 회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유성에 있는 4개 대형 호텔에도 각종 행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유성 아드리아 호텔 이재하 사장(54)은 “세종청사 입주 공무원들에게는 각종 행사와 숙박에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I호텔에도 50∼100명 규모의 세미나 장소를 문의하는 세종청사 부처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자녀를 위한 각종 학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번화가인 유성구 지족동 열매마을 7단지 대로변에는 보습학원 및 사무실, 상가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많아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세종시 특수를 살리고 청사 입주 공무원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대전 맛집’ 홍보책자를 배포하고 대중교통, 숙박 및 관광지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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