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 없는 선거,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할 수 있도록 사전 계몽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경남 함양군선거관리위원회 권기보 관리계장은 4일 “군수 임기 4년 동안 선거를 세 번이나 하게 된 군민들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며 “이번만은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4일 함양군수 재선거가 치러진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던 최완식 군수의 당선무효형이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됐기 때문이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이철우 군수가 이듬해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은 데 이어 최 군수마저 같은 혐의로 중도 하차한 것. 이 때문에 함양군은 지난해 7월부터 부군수가 군수 권한을 대행하면서 주요 업무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함양군민들은 “양반과 선비의 고향이라는 지역에서 도대체 무슨 창피냐”며 “재선거에서는 말썽 없이 안정적으로 행정을 수행할 깨끗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수 재선거를 50일 앞두고 전현직 지방의원 등 5, 6명이 출전 준비에 들어갔다. 함양군의원을 지낸 김재웅 함양농협조합장(55)과 경남도 국장 출신인 서춘수 전 경남도의원(63), 경남도의원을 지낸 이창구 함양군의원(62), 역시 경남도의원 출신인 임창호 함양군 자연보호협의회장(61) 등이 출마 예정자로 꼽힌다. 마사회 본부장을 지낸 박성호 새누리당 경남도당부위원장(56)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의 길을 가고 있는 서 전 의원을 제외한 4명은 새누리당 소속이거나 새누리당 성향이다. 이들은 새누리당 중앙당의 공천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신의 강점을 홍보하고 있다. 11개 읍면에 선거인이 3만4300명에 달해 조직 운용 면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는 것이 유리하지만 역대 선거에서는 무소속이 강세였다. 특히 새누리당으로서는 당 공천을 받아 처음으로 당선됐던 최 군수의 낙마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야당 소속 또는 진보 성향의 후보는 없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윤학송 전 도의원(55)도 지역에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본인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강석규 경남도 해양수산과장(58)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번 재선거는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1, 2명의 대결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 재선거 유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천을 하지 않는다면 무소속 후보가 대거 출전하고 야권 후보까지 가세해 혼전을 벌일 수도 있다. 함양시민연대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함양군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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