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케미칼서 염소가스 누출…환자 11명으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5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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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풍기 고장으로 가스 역류, 하마터면 재앙될 뻔


경북 구미공단 내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5일 오전 8시 50분경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사고는 이 회사 직원이 탱크로리에 든 액체 상태의 염소를 밸브를 통해 옮기던 중 송풍기가 고장 나 역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구미케미칼 손종만 이사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전기적인 문제로 송풍기가 고장 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사고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염소는 액체 상태에서 1¤였으나 기화되는 과정에서 400¤로 늘었고, 이 가운데 50¤ 정도가 외부로 유출되고 나머지는 정화시설을 거쳐 처리됐다.

이 사고로 염소가스를 충전하던 공장 직원 서모 씨(35)가 가스를 들이마셔 호흡곤란 증세로구미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됐다. 서 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장 직원 10명도 비슷한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서 씨가 가족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등 상태가 위독하지는 않다"면서도 "이런 사고 전례가 많지 않아 상태를 지켜보는 등 치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사고 직후 공장 측은 오전 9시 6분 밸브를 차단해 추가 누출을 막았다. 환경당국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 공장은 물론 인근 공장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위험 반경 500m 안의 교통을 전면 통제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50분부터 11시 20분까지 공장 내부와 외부 4곳에서 염소를 측정했으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량에도 독성이 강한 염소가스는 황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며, 강한 살균·표백 작용으로 살균제나 표백제의 원료로 쓰인다.

공기 중에 미량이라도 염소가스가 눈, 코, 목의 점막에 닿으면 피부나 살이 짓무르고 이가 부식되며 기관지염을 유발한다.

작업장 내 최대 허용량은 1ppm 이며, 30분~1시간의 허용량은 4ppm으로 다량 흡입하면 폐에 염증을 일으키다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구미와 상주 등 경북지역에서는 최근 6개월 사이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구미의 반도체 부품공장인 LG실트론에서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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