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최근 선박충돌 10건중 6건은 경계소홀 ‘人災’

어선 대광호 침몰사고 혐의 LPG선 항해사 영장 신청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선원 7명이 실종된 어선 대광호 침몰사고는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선원이 경계를 소홀히 해 일어난 전형적인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국내 선박 충돌사고 10건 중 6건은 경계소홀이라는 안전 불감증 때문에 일어났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6일 대광호를 들이받아 박모 씨(48) 등 선원 7명이 실종된 이 사고 혐의로 한국선적 2967t급 LPG 운반선 오션US호 항해사 이모 씨(5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 씨는 4일 오전 1시 27분 진도군 독거도 남쪽 22km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신안선적 9.77t급 어선 대광호를 오션US호가 들이받아 선원 7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대광호 참사는 오션US호가 해상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혼자 근무했고 오션US호는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했다. 자동항법장치는 선박이 직선으로 자동 운항하게 하는 기기다. 오션US호 같은 대형 선박은 운항을 할 때는 반드시 항해사, 선원 등 2명이 함께 조타실에서 해상 경계를 해야 한다.

이 씨는 해경 조사에서 “사고 해역을 지날 때 조타실 뒤쪽으로 가 커피를 타 마셔 잠시 해상경계를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커피를 마실 때 오션US호가 부유물에 부딪친 것으로 생각해 계속 운항을 했지만 나중에 판단해 보니 대광호와 충돌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계소홀은 국내 해상에서 발생하는 선박 충돌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전국 선박 충돌사고 건수는 2009년 160건(실종 및 사망 36명), 2011년 208건(35명)이었다. 3년간 발생한 선박충돌사고 542건 중 314건(58%)이 경계소홀 때문에 일어났다.

박성일 목포해양대 국제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조타실에 2명이 경계근무를 서도록 하는 등 해상안전규칙은 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다”며 “대형 선박들이 운항을 할 때는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