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프로농구 동부 강동희 감독(47)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승부조작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현직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유혁)는 7일 오후 2시 강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12시간 만인 8일 오전 2시경 일단 귀가시켰다. 강 감독은 이날 조사실로 올라가기 전 취재진 앞에서 “(승부조작을 대가로) 돈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강 감독이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개입한 정황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감독은 2010∼2011시즌 정규리그에서 순위가 확정된 뒤 네 차례에 걸쳐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강 감독이 승부조작을 대가로 받은 돈은 5000만 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감독에게 승부를 조작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건넨 브로커 최모 씨와 프로야구선수 출신 조모 씨는 이미 구속됐다. 검찰은 브로커들의 전주(錢主)인 것으로 보이는 A 씨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농구계에서는 A 씨가 조직폭력배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강 감독의 한 인척이 최근 일부 농구인들에게 “강 감독이 조폭으로부터 계속 협박을 받아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로농구의 경우 감독의 선수 교체와 전술에 따라 베팅 적중 확률을 쉽게 높일 수 있는 사설 사이트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 감사팀은 ‘선수 맞대결’과 ‘쿼터 승부’의 결과를 맞히는 불법 베팅 사이트를 파악하고 있었다. ‘선수 맞대결’은 양팀 1명씩 특정 선수 둘 간의 득점 대결에, ‘쿼터 승부’는 1∼4쿼터 중 하나를 골라 양 팀 득점대를 맞히는 것이다. 합법인 스포츠토토에는 없는 항목이다. 브로커 최 씨가 검찰에서 “(강 감독이) 선수를 적절히 교체하는 방법으로 스코어를 조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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