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북 포항시 용흥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한 중학생의 불장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35분께 용흥동 한 아파트 뒷산 탑산에서 친구 2명과 함께 놀다가 라이터로 마른 나뭇잎에 불을 지른 방화(放火) 혐의로 중학생 A(12)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은 불이나자 119에 신고를 한 후 현장에서 도망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탐문수사 등을 벌여 A군이 불을 낸 사실을 알고 오후 9시께 집 근처에서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나뭇잎을 모아 불을 붙인 점으로 볼 때, 실화(失火·실수로 불을 냄)와는 관계가 없다"며 "고의로 불을 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언급했다. 경찰은 고의성이 드러날 경우 방화 혐의로 A군을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화재로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인이 불에 타 숨지고 14명이 화상, 타박상 등의 피해를 입었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수도산 등지로 번졌고 인접한 아파트와 주택 등 수십 가구를 태웠다. 오후 대형 산불이 나자 포항시는 인근 아파트 단지와 주택에 사는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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