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엄마와 두 딸 “우린 13학번 동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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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1일 03시 00분


40대 김정임씨 모녀, 충청대 나란히 입학

고교 졸업 25년 만에 두 딸과 대학에 입학한 김정임 씨(가운데). 왼쪽은 둘째 딸 제윤아 씨, 오른쪽은 첫째 딸 제고은 씨. 충청대 제공
고교 졸업 25년 만에 두 딸과 대학에 입학한 김정임 씨(가운데). 왼쪽은 둘째 딸 제윤아 씨, 오른쪽은 첫째 딸 제고은 씨. 충청대 제공
“일곱 살 막둥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등교하는 게 쉽진 않아요. 그래도 큰딸, 작은딸과 함께 대학에 다니며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겨 기뻐요.”

슬하에 딸 넷을 둔 40대 주부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여 년 만에 두 딸과 함께 충북 청원의 충청대에 입학해 화제다. 김정임 씨(45·세종 조치원읍)는 사회복지학부에, 큰딸 제고은 씨(21)는 치위생과, 둘째 딸 윤아 씨(19)는 어머니와 같은 사회복지학부에 2013년 새내기로 입학했다. 김 씨는 고교 졸업 25년 만에 대학에 입학했고, 고은 씨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 그만두고 다시 도전했다.

김 씨는 고교 때 상담과 봉사 쪽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의 꿈을 접어야 했다. 결혼 후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가 다시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0년 세종시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카운슬러 과정 교육을 받으면서부터. 김 씨는 “청소년 상담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상대로 자원봉사를 하다 보니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딸을 돌보는 일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둘째 딸이 수시 1차에 합격하자 김 씨는 가족에게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갑내기 남편을 비롯한 모든 가족이 이 결정을 환영했다. 김 씨는 수시 2차 때 사회복지학부(만학도 전형)에 지원해 새내기 대학생의 꿈을 이뤘다.

김 씨는 “늦둥이 둘을 기르다 보니 큰딸과 둘째 딸에게 제대로 엄마 노릇을 못했다”라며 “이제는 함께 보낼 시간이 많아져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항상 첫째와 둘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언니들과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셋째와 넷째를 부모의 관심이 많이 갈 시기인 중고교 시절에 낳다 보니 첫째와 둘째에게 제대로 관심을 갖지 못했기 때문. 그럼에도 잘 자라준 첫째와 둘째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김 씨는 요즘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셋째와 막내를 각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보낸 뒤 서둘러 학교로 향한다. 그녀는 “한꺼번에 대학생이 3명이나 생기다 보니 등록금이 만만찮다”라면서 “남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 성적 장학금을 받을 것”이라며 웃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청대#대학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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