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속 책 더미를 헌책방에 처분하듯 전자책 파일을 거래하고, 옛날 음반을 되팔듯 MP3 음원을 팔 수 있는 ‘디지털 중고시장’이 곧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애플과 아마존이 전자책 파일, MP3 음원 등 디지털 문화상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중고시장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7일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주 전자책이나 영화 파일, MP3 음원을 구매자가 딱 한 번 한 사람에게만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디지털 상품 교환시장 관련 특허권을 얻어냈다. 아마존도 1월 말 자사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 모든 디지털 상품의 중고 거래 방식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특허권을 확보했다.
두 회사가 구상하는 디지털 중고 거래 방식은 흡사하다. 처분을 원하는 디지털 상품 리스트를 게재해 거래가 이뤄지면 해당 파일을 중고품 구매자의 하드웨어로 옮긴 뒤 판매자 하드웨어 속 파일을 없애는 것이다.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애플과 아마존은 일정한 수익을 거두게 된다.
출판과 미디어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소설가이자 미 저작권자협회장인 스콧 터로 씨는 “한 주 뒤면 헐값에 넘겨받을 수 있는 전자책 파일을 누가 제값에 구입하겠느냐”며 “모든 작가가 사라지고 난 뒤에야 독자들은 지금의 변화가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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