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e러닝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한국이 짧은 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것도 우수한 교육환경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라오스도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쓸 계획입니다.”
콩시 셍마니 라오스 교육부 차관의 말이다. 이 말은 라오스, 스리랑카, 베트남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일고 있는 ‘교육한류’ 현상을 단적으로 증언한다. 최근 아시아 개도국들은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국가성장의 기반으로 삼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한국도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이들 개도국이 교육 분야의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확충하도록 돕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물론이고 한국의 공공기관과 교육업체들의 참여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주변국 연계, 파트너십 구축… ‘아세안 사이버대학’ 설립 목표
교과부와 KOICA가 라오스국립대에 무상으로 설치한 e러닝 센터. 교과부는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사이버대학 지원사업’ 예산으로 21억 원을 편성했다. 한국의 사이버대학 운영 노하우를 아세안 국가에 전수함으로써 이들 국가의 고등교육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 국민소득이 낮고 e러닝 운영환경이 열악할수록 e러닝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교원연수 프로그램 △교육콘텐츠 제공 △e러닝 컨설팅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교과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공동으로 캄보디아 공과대학, 라오스국립대, 미얀마 기술대학, 베트남 하노이 공과대학 등에 e러닝 센터를 연 것도 이런 맥락. 라오스국립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학에서는 현재 학생 900여 명이 e러닝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그중 미얀마 기술대학에 개설된 ‘전자회로’ ‘자료구조’ 과목은 한국 교수진이 직접 개발한 것이다.
교과부는 올해 말까지 이들 국가에서 e러닝을 통해 받은 학점을 오프라인 대학과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제도와 기반시설을 만들어 지원할 예정. 또 2015년까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10개국을 연결하는 아세안 사이버대학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최은영 교과부 e러닝과 사무관은 “e러닝은 양질의 콘텐츠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개도국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아세안 사이버대학이 설립되면 아세안 국가의 고등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러닝-수학학습 시스템 수출
한국의 공공기관과 교육업체의 참여도 눈에 띈다. 지난달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라오스 교육부와 한국의 온라인 수학솔루션 개발업체 ㈜MPDA가 체결한 ‘라오스 고등교육 지원사업’ 협약이 대표적 사례.
콩시 셍마니 차관, 폰펫 보파 교육부 고등교육국장, 김정애 KOICA 라오스사무소 부소장, 원상호 MPDA 대표가 참석한 가운에 이뤄진 이 협약은 KOICA가 이끄는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일환이다. KOICA는 올해 1월 16일 MPDA, 포스코건설, CJ푸드빌 등 8개 기업과 ‘2013년 글로벌사회공헌(CSR) 프로그램’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MPDA는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을 찾아내 수준별로 맞춤형 수학 학습전략을 알려주는 이른바 ‘매스클라우드(MathCloud)’ 시스템을 라오스국립대에 제공하는 한편, KOICA는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컴퓨터 100대와 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한국 교육시스템의 우수성은 이미 현지에서 입증됐다.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MPDA 효용성 보고서’에 따르면 매스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해 공부한 스리랑카 8학년(우리나라 중2학년) 학생들은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실시한 수학시험을 치른 결과 성적이 기존 48점에서 53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셍마니 라오스 교육부 차관은 “학생들의 실질적인 성적향상이 나타난 점이 매스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계기”라면서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통해 라오스 고등교육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상호 ㈜MPDA 대표 인터뷰 “매스클라우드로 라오스 교원교육 실시” ▼
온라인 수학솔루션 개발업체인 ㈜MPDA는 2011년부터 스리랑카, 네팔, 방글라데시에 자체 개발한 교육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올해에는 라오스국립대에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을 찾아내 수준별로 맞춤형 수학 학습전략을 알려주는 ‘매스클라우드(MathCloud)’ 시스템을 제공한다.
매스클라우드 교육시스템의 장점과 향후 계획을 원상호 MPDA 대표에게 들었다.
“매스클라우드가 해외에서 호응을 얻는 이유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원 대표는 매스클라우드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매스클라우드 시스템은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풀 때마다 지능형 컴퓨터가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수학 학습전략을 알려주는 것. 특정 유형의 문제를 자주 틀리면 해당 유형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난도를 점차 높여가는 식이다. 이 시스템에 어떤 문제들을 콘텐츠로 심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나라 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원 대표는 “라오스국립대 교수 및 재학생 500여 명에게 매스클라우드 활용법을 교육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매스클라우드를 이용해 교원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이렇게 성장한 우수 교원들로부터 현지 초중고교생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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