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난동’ 주한미군 하사 ”내가 운전했다” 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1일 14시 23분


경찰에 자진 출석해 자백…재판서 정상참작 고려한 듯

서울 도심에서 난동을 부리고 단속 경찰관까지 차로 치고 도주한 주한미군 중 한 명인 C(26) 하사가 자신이 차를 몰았으며, 경찰관을 들이받고 도망쳤다고 시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C하사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내가 비비탄 총을 쐈고 처음부터 경찰관과 대치할 때까지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같이 차로 도주한 F(22·여) 상병과 D(23) 상병은 경찰 조사에서 "C하사가 운전을 했다"고 진술한 반면, C하사는 자신이 운전하다가 D상병에게 운전대를 넘겼고 경찰관을 들이받은 것은 D상병이라고 엇갈린 주장을 해왔다.

C하사는 이날 자신이 시민을 향해 비비탄 총을 쏜 사실도 인정했다. 앞서 F상병은 "장난삼아 비비탄 총을 쐈다"고 시인한 바 있다. 그러나 C하사는 "도주를 제안한 것은 F상병"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조사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이들의 진술을 확인했다. 또 이들을 추격한 택시 운행 기록을 토대로 운전자를 바꿀 시간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C하사는 지난 9일 경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고 이날 군 정복 차림으로 변호인, 미 정부 대표와 함께 출석했다.

경찰은 "정황상 C하사가 운전한 것으로 좁혀지는 상황에서 재판과정에서 정상참작 등을 받을 것을 고려해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본다"며 "지난 조사 때와 다르게 정복을 입고 출두한 것은 '떳떳하게 조사 받으라'는 미군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C하사는 이날 조사에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다친 임성묵 순경과 시민들에게 보상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당시 이들이 탄 차량 앞좌석과 뒷좌석에서 발견된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감식한 결과 뒷좌석의 혈흔이 D상병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좌석 혈흔이 누구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과수에 의뢰한 약물검사 결과가 12일께 나올 것으로 보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D상병을 제외한 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간이키트 약물검사에서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이들이 도로교통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 외에도 경찰관을 치고, 시민에게 비비탄을 쏘는 등 물리적인 위해를 가했다는 점을 고려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이 주한미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주한미군주둔지위협정(SOFA) 담당 검사가 이를 검토해 법무부에 보고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법무부가 미군과 관련 협의를 마치면 법원에서 해당 주한미군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이게 된다. 이후 영장이 발부되면 법원이 지정한 구치소에 수감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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