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 지 한 달 뒤부터 집 안 곳곳에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장마철에는 여러 곳에서 물이 새더군요. 겨울철에는 난방비가 부담돼 가스난방을 아예 틀지 않는 실정입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에 있는 모자보호시설 ‘해오름마을’에 사는 김영자(가명) 씨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겨울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가스요금 부담 탓에 난방을 하지 못해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같은 건물인데 옆 동보다 4배나 많은 요금이 나와 관리사무소에 하소연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동사무소 직원의 말을 듣고 이곳에 입주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저소득층 모자 가정 보호와 자립 지원을 위해 지은 ‘해오름마을’의 일부 입주민이 부실공사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시설은 시가 38억 원을 들여 2009년 착공해 2011년 10월 완공했다. A, B 2개 동으로 연면적 2022m²(약 613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1층에는 도서실과 프로그램실 공부방 사무실 등이, 2∼4층은 30가구(가구당 50m²·약 15평)가 생활할 수 있다. 현재는 21가구가 입주해 있다.
하지만 준공한 지 1년도 안 돼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자 건물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내부 단열공사를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청주시는 곧바로 보수공사를 했지만 겨울철이 되자 난방 문제가 또 발생했다.
김 씨는 “가스를 틀어도 온도가 올라가지 않아 전기난방기구로 겨울을 났다”며 “가스비도 B동은 4만 원 수준인데 우리가 사는 A동은 한 달에 18만 원 정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A동에 사는 최민숙(가명) 씨도 “시청과 관리사무소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결해 주겠다고 할 뿐 시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B동으로 옮겨 주겠다고 하는데 나중에 이곳으로 이사 올 다른 모자 가정을 위해서라도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청주시 여성가족과 오석기 주무관은 “2개 건물 가운데 A동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건물을 지은 건설업체와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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