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2부]日도 난폭 ‘가미카제 택시’ 골머리… 고정월급-주행거리 제한으로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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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근절 성공

교통문화 선진국인 일본 택시는 친절하고 안전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일본의 택시가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일본도 1950, 60년대에 한국 총알택시보다 더 무시무시한 ‘가미카제(神風) 택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한국에서 30여 년간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일본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당시 일본의 택시는 난폭운전이 심해 태평양전쟁 당시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에 비유될 정도였다. 도쿄에서만 택시 관련 교통사고로 매일 5, 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여론을 들끓게 만든 사고가 발생했다. 1958년 도쿄대 4학년이자 축구부 주장이었던 한 학생이 난폭운전 택시에 치여 사망한 것. 외아들이었던 이 학생의 지극한 효행까지 알려지자 아사히신문 등 주요 언론이 대서특필하며 가미카제 택시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곧 내각의 교통사고방지대책본부에서 ‘택시사고방지대책요강’을 마련해 발표했다.

대책에는 택시운전사 임금체계를 사납금 형태에서 고정급으로 바꿔 수입을 안정적으로 보전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성과기준만큼 수입을 올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택시운전사를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게 했고 하루 최대 주행거리를 350km로 제한하기도 했다. 택시의 운행시간과 거리를 기록하는 타코미터도 이때 도입했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됐다고 당장 사고가 줄지는 않았다.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 택시운전사는 물론이고 시민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가미카제 택시 현상이 이어졌다. 제도가 자리 잡자 도쿄 택시운전사의 소득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1970년 도쿄 택시운전사 평균 연봉은 112만9896엔이었다가 5년 만에 248만8000엔으로 크게 올랐다. 또 당국은 1970년대에 들어 도쿄의 모든 택시운전사를 ‘도쿄택시근대화센터’에 등록하게 해 종합관리 및 교육을 받게 했다. 그러자 이때부터 교통사고 사망자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1970년 1만6765명이던 일본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1979년에는 8466명으로 거의 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강상욱 연구위원은 “한국도 일본처럼 택시전문 관리 기구를 둬 관리하고 택시운전사의 불안정한 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택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가미카제 택시#난폭택시#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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