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그림 보다보면 저절로 운동… 대구銀 ‘계단 갤러리’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13일 대구 수성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 계단을 한 직원이 오르고 있다. 벽면 곳곳에 그림과 사진 작품을 전시해 계단 오르기를 생활화하도록 유도했다. 대구은행 제공
13일 대구 수성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 계단을 한 직원이 오르고 있다. 벽면 곳곳에 그림과 사진 작품을 전시해 계단 오르기를 생활화하도록 유도했다. 대구은행 제공
“그냥 오르면 귀찮은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금방 사무실에 도착하네요.”

대구은행 본점 스마트채널부 추헌오 대리(34)는 사무실이 있는 8층까지 계단을 이용한다. 전엔 어쩌다 한 번씩 계단으로 걷곤 했지만 이달 초 계단 양쪽 벽에 그림과 사진 작품이 걸린 뒤에는 아침마다 계단 쪽으로 향한다.

대구은행이 본점과 별관 계단을 ‘소망·행복 갤러리로(路)’로 꾸며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본관(지하 1층∼17층) 계단은 ‘소망’을, 옆 건물 IT별관(지하 1층∼6층) 계단은 ‘행복’을 주제로 작품을 전시했다. 벽면을 장식한 갤러리에는 은행 고객 800여 명이 적은 글귀도 있다. 사랑 가족 우정 소망 등 10가지 주제의 글이 층마다 붙어 있다.

본관과 별관 계단은 모두 560개. 한 칸씩 오를 때 소모되는 칼로리와 수명 연장 시간을 표시한 ‘건강 계단’도 만들었다. 본점 410개 계단을 모두 오르면 57.3Cal(감귤 1개 정도 열량)를 소비하고 25분 28초의 수명이 늘어난다고 표시했다. 보통 체격의 성인(키 175cm, 몸무게 75kg)이 계단 1개를 오르면 0.15Cal를 소모하고 수명은 4초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

‘계단 갤러리’가 만들어진 뒤 자발적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직원이 부쩍 늘었다. 오현석 변화혁신부 차장(42)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건강해지는 느낌과 함께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보건소의 건강 계단(6층·132개)은 주민들에게 익숙해졌다. 보건소를 찾는 주민들의 생활 속 건강관리를 위해 2010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김훈 대구대 교수(운동처방학과)가 조사한 결과 6층을 한 번 오르내릴 경우 2분 27초 정도 걸렸고 12.88Cal가 소모됐다. ‘계단을 30분 이용하면 쌀밥 1공기의 열량(300Cal)이 소모된다’는 식의 표시를 보면서 계단을 이용하는 주민이 늘었다.

계단을 활용한 건강생활 실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은 연간 3000여 명이다. 홍영숙 보건소장은 “발꿈치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면 배에 힘이 들어가 더 효과적으로 지방을 없앨 수 있다. 좋은 운동기구인 계단을 이용하면 의외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은행#계단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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