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줄잇는 사랑의 손길, 산불 상처 보듬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울산-포항 기업들 성금 전달
포항시, 18일부터 피해보상… 울주군, 특별재난지역 건의

17일 울산 울주군 공무원과 주민들이 9, 10일 산불이 발생한 언양읍 일대 주택가에서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울주군은 이재민을 위한 특별 조례를 제정하기로 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울주군 제공
17일 울산 울주군 공무원과 주민들이 9, 10일 산불이 발생한 언양읍 일대 주택가에서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울주군은 이재민을 위한 특별 조례를 제정하기로 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울주군 제공
최근 발생한 울산과 경북 포항의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온정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불가능하므로 성금 등이 이재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여전한 산불 상처

17일 오전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 산불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마을 곳곳은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고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울산의 주택(총 26채) 중 절반가량이 이 마을에 있다. 인접한 언양읍 송대리 능곡마을은 8채가 피해를 봤다. 1년 전 이사 온 하모 씨(59)의 1층 단독주택도 전소됐다. 하 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새로 지으려고 울주군에 문의했지만 “집터가 ‘송대도시 개발구역’에 포함돼 있어 건물 신축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는 말만 돌아왔다. 그는 “집이 불탄 것도 억울한데 새로 지을 수도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송대도시 개발지구는 2016년까지 이 일대 42만4800m²(약 13만1500평)에 6300명이 살 수 있는 주택지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울산은 이번 산불로 산림 280ha(약 84만 평)가 소실돼 40억5400만 원의 피해를 봤다. 산림복구비용은 90억44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주택과 농축산 시설 등 재산피해는 15억 원이다. 포항은 사상자 15명과 주택 58채, 산림 5ha(약 1만5000평)를 태웠다.

○ 지자체 대책 마련 분주

포항시는 18일 산불 피해 보상을 시작한다. 포항시의회는 ‘포항시 산불 화재사고 피해 보상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숨진 주민의 유족에게 보상금 1000만 원을, 주택이나 건물이 전소된 경우 900만 원, 반소는 450만 원을 지원한다. 세입자에게는 임차료 300만 원을 지급한다. 무허가 건물 거주자에게도 지원을 할 방침이다. 다친 주민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하며 피해 주민의 지방세 납부기한도 최대 1년까지 연장해준다.

울주군은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피해 주민을 위한 특별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피해 복구를 위해 정부 특별교부금 5억 원 등 7억 원을 확보했다. 이재민에게는 임시 거처를 제공했다.

○ 줄 잇는 온정

새누리당 울산시당은 1639만 원 상당의 성금과 물품을 울산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이재민들에게 42인치 TV 26대를 전달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18일까지 이재민 돕기 바자회를 열고 생필품과 주방용품 600점을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농협 울주군지부 임직원들이 3000만 원, 울산 남구청 직원 등은 2250만 원, 울주군청 직원은 1500만 원을 기탁했다. 17일까지 울산공동모금회에 모금된 성금(성품 포함)은 1억7000여 만 원이다.

대구시는 복구비 3000만 원을 포항시에 전달했다. 계명대는 교직원 성금 2000만 원을 전하고 피해 지역 학생에게는 특별장학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사회봉사단은 17일 성금 1500만 원을 전달하고 전기 보수 봉사활동을 했다. 포항 향토기업인 삼일그룹과 대아그룹은 각각 1억1000만 원과 1억500만 원을, 포항성모병원은 2800만 원을 포항시에 기탁했다.

또 포항철강공단의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등도 2억 원을 전했다. 포항시청 직원들은 1510만 원을 모았고 영일신항만도 300만 원을 보탰다. 지금까지 성금은 8억5000여만 원, 쌀 라면 옷 등 구호물품은 5000여만 원어치가 들어왔다.

울주군과 포항시는 피해 주민 대표 등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성금 배분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성금과 성품은 피해 주민들이 재기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하루빨리 일상을 찾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장영훈 기자 raks@donga.com
#산불 피해#주민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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