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32>양구 곰취

  • Array
  • 입력 2013년 3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곰발바닥 모양 속 맛과 향… 산나물의 제왕, 너로구나!

양구군 동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곰취를 따고 있다. 양구는 일교차가 커서 곰취 재배에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양구 곰취는 잎이 두껍지 않고 부드러워 인기가 높다. 양구군 제공
양구군 동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곰취를 따고 있다. 양구는 일교차가 커서 곰취 재배에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양구 곰취는 잎이 두껍지 않고 부드러워 인기가 높다. 양구군 제공
‘국토 정중앙 도시’ 강원 양구군에서 곰취 수확이 시작됐다. 겨우내 땅 속에 움츠리고 있던 곰취는 파종 3개월여 만에 세상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재배 비닐하우스에는 향긋한 곰취 향이 진동하고 농민들의 손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양구 곰취는 3월 중순부터 수확되기 시작해 다음 달 초 본격 출하된다. 현재 양구에서 출하되는 곰취는 보통 1kg에 2만 원선. 하지만 지역마다 재배 규모와 품질 등에 따라 가격은 큰 차를 보인다.

‘곰취’라는 이름은 잎 모양이 곰 발바닥 같아서, 혹은 곰이 좋아하는 나물이어서 붙었다는 설이 있다. 곰취는 산나물의 제왕으로 꼽힌다. 진한 향과 쌉싸름한 맛은 다른 산나물을 압도한다. 그중에서도 양구 곰취에 대한 재배 농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양구에서는 이미 1980년대 이전부터 산에서 곰취를 키워 온 덕에 재배 기술이 축적된 데다 큰 일교차 속에서 자라 잎이 두껍지 않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박동훈 양구군 현안대책추진단 주무관은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기법에 따라 잎의 두께나 향이 달라지는데 그런 면에서 양구 곰취는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양구 곰취는 한때 곤달비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양구군이 곤달비도 곰취의 한 종류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곰취는 다양한 음식과 어울린다. 특히 삼겹살 등 육류를 곰취와 함께 먹으면 덜 느끼하고 입안 가득 향긋한 향이 퍼진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씻어 물기를 뺀 곰취를 살짝 볶아서 먹기도 한다. 이때 들기름 소금 깨 파 마늘을 약간씩 넣어 간을 맞춘다. 또 ‘곰취 겉절이’로 먹어도 상큼한 맛이 살고 장아찌, 된장국, 전, 김밥을 만드는 재료로도 손색이 없다.

양구에서는 곰취 장아찌와 찐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양구군은 조만간 홈페이지(www.yanggugun.co.kr)의 양구 명품관에서 곰취 장아찌를 300g에 8000원, 곰취 찐빵을 25개들이 1상자에 1만 원(두 품목 모두 택배비 별도)에 판매할 예정이다. 또 영농조합이나 재배 농민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해도 된다. 양구에서는 매년 곰취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5월 17∼19일 동면 팔랑폭포 일원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곰취는 예로부터 한방에서 혈액순환 촉진, 통증 완화, 기침 중지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비타민 A·C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년 넘게 곰취를 재배하고 있는 최관수 양구산채영농조합 대표(64)는 “곰취는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제격”이라며 “봄철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양구=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양구#곰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