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 거슬려” 옆집 여고생 폭행-추행한 30대

인천에 사는 김모 씨(32)는 평소 옆집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오후 10시 반경 개 소리에 화를 참지 못하고 공업용 커터를 들고 옆집 문을 두드렸다.

김 씨는 “관리실에서 나왔다. 개가 짖어서 그러니 문 좀 열어 보라”고 했다. 여고생 A 양(16)과 B 양(16) 단둘이 사는 집에 관리인을 사칭하고 들어간 김 씨는 주먹과 발로 두 사람을 수차례 폭행했다. 김 씨는 자신의 집에 있던 소주병까지 가져와 피해자들의 머리를 내리치고 칼로 몸 곳곳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겁에 질린 A 양의 옷을 벗기고 강제로 추행했다. 2시간이 넘게 폭행한 김 씨는 이들의 휴대전화와 열쇠 등을 훔쳐 달아났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심야에 흉기를 지니고 관리인을 사칭해 어린 피해자들에게 극도의 공포심과 육체적 고통을 가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술에 취했다고 하지만 의사를 결정하기 힘들 정도로 취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