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宋시장 “정부의 인천 홀대 바로잡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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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담금 걷고도 한강 수질개선 실패… 정수비용 지원하라”
혐오시설 떠넘기기 불만 누적… 비싼 수도요금 공정위 제소

송영길 인천시장이 최근 ‘중앙정부의 인천 홀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특히 10년 넘게 환경부가 인천 시민에게 거둔 수질 개선 비용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송 시장은 최근 시 홈페이지에 올리는 시정일기(市政日記)에서 “지난해 인천시가 수돗물 원수 비용으로 424억 원을 냈는데 수질 개선을 위한 물이용부담금은 물값보다 많은 514억 원을 냈다”며 “배보다 배꼽이 큰 것으로 부당한 물값 때문에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것을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송 시장은 “정부가 수질 개선에 실패해 인천시가 매년 고도정수처리 비용 200여억 원을 부담하는 만큼 이 비용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시장이 이처럼 강경한 언사를 쏟아낸 것은 인천이 겪는 불이익에 비해 정부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 시민들은 가까운 곳에 댐이 없다는 이유로 대전 시민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수돗물 값을 내고 있다. 1인당 원수(t당) 구입비는 인천이 124원, 서울 44원, 부산 36원, 대구 80원, 광주 83원, 대전 13원, 울산 115원이다. 이에 따라 1인당 원수 부담액도 1만4930원에 달해 대전 1513원보다 9.8배나 많다.

또 인천은 세계 최대인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와 화력발전소, 정유시설을 떠안고 있다. 화력발전소가 3000mW의 영흥도발전소를 비롯해 9곳이나 있다. 인천 지역 화력발전소는 수도권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62%를 생산한다. 그런데 발전소를 돌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매연과 유해 물질은 인천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더욱이 정부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를 당초 합의된 기간보다 30년 더 연장해서 사용하고 화력발전소 2기를 영흥도에 추가 증설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에서 인천이 배제되고 있다. 2010년 인천 시민이 낸 국세 납부총액은 3조4400억 원인데 이 중 지방교부세로 돌려받은 금액은 1330억 원으로 부산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송 시장은 “온갖 가스 배출 다 참아가면서 화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의 60%를 서울 등 수도권으로 보내주고 LNG(액화천연가스) 70% 이상을 인천항을 통해 서울로 보내주는데 인천이 서울에서 받는 것은 쓰레기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우선 비싼 상수도 요금을 들어 수자원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독점적 지위 남용 사유로 제소했다. 또 고도정수처리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물이용부담금을 물값과 분리 고지해 납부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송영길#인천시장#물부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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