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본사를 둔 민간항공사(저가항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고속철도(KTX) 개통에 따른 이용객 감소로 존폐 기로에 놓인 울산공항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울산을 기점으로 다양한 교통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국내 저가항공사 가운데 절반가량이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저가항공사 추가 설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 “충분히 승산 있다”
울산시는 한국교통연구원에 ‘울산 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 분석 및 설립방안 수립 용역’을 의뢰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울산의 교통 현황, 국내외 항공시장 여건과 전망, 관련 법제도와 정책, 항공 이용 실태를 분석하고 저가 항공사 설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용역 결과는 내년 1월 나올 예정.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8월 울산상공회의소와 기업체, 금융기관 등의 실무자 10명으로 실무추진단을 구성했다. 실무추진단은 울산의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출자를 받아 자본금 500억 원 규모의 항공사를 설립한 뒤 정원 100명 안팎의 항공기 2, 3대를 도입해 김포와 제주 노선을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울산시가 저가항공사 설립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항공 승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제항공여객의 수송 실적에 따르면 저가항공사 공급 능력 확대와 자유여행 증가, 한류 열풍 등으로 2011년보다 11.9%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항공여객도 3% 증가했다. 올해도 다양한 국제행사 유치와 의료관광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및 국내 항공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울산시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공항에는 KTX 울산역(2010년 11월) 개통에 따른 승객 감소로 항공편이 줄어들고 있다. 울산∼김포 노선은 KTX 개통 이전 하루 30여 편에서 14편으로 줄었다. 제주 노선은 금, 일요일에만 편도로 한 편씩 운항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에 상주하는 외국인과 기업체 관계자 등의 고정 수요를 감안하면 울산 저가항공사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존 저가항공사도 포화”
2005년 항공법 개정 이후 등장한 저가항공은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에 싼 가격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의 저가항공사는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 이 가운데 에어부산 등 3개사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적자다.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를 지역에 본사를 둔 저가항공사 설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이유로 들고 있다.
울산공항 이용객은 KTX 울산역 개통 이전보다 48.2% 감소하는 등 KTX 개통으로 울산에서 수도권으로의 운송 수요가 달라지고 있다. 울산 저가항공사 설립을 위한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의 참여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국토해양부도 외국계 저가항공사의 국내 노선 취항 확대와 동북아 영토분쟁으로 저가항공사 성장에 부정적인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울산에 본사를 둔 저가항공사가 설립돼도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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