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랑 한 이불에서 자지 마세요’ 영아돌연사 위험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0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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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아돌연사 부검 분석…"엎어 재우거나 함께 자는 게 큰 위험요인"

국내에서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진 10명 중 6명이 부모와 함께 자다 사망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자다가 숨진 경우가 전체의 45%였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은 생후 7일~1세 미만의 영아가 갑자기 숨지는 일을 뜻한다.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과 교수팀과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팀은 1996~2008년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숨진 영아 355명을 부검해 분석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국내에서 영아돌연사증후군에 대한 법의학적 부검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숨진 355명의 영아 가운데 수면 자세가 파악된 경우는 168명. 이중 44.7%(75명)가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워서 잠을 잤다. 이런 자세는 영아돌연급사증후군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유 교수는 "이런 아이들은 잠을 자다가 뒤집기를 하면서 푹신푹신한 베개나 이불에 얼굴이 묻혀 질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와 함께 자다가 돌연사하는 사례 역시 많았다. 숨지기 직전 누군가와 함께 잤는지가 확인된 204명 중에서 118명(57.8%)이 부모와 함께 있었다. 21명의 부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아이와 함께 잤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자는 이유는 모유 수유를 편하게 하고 감정적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1세 미만 아이가 가슴으로 숨을 쉴 때, 부모가 가슴에 손을 올려놓으면 심폐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 교수는 "아이를 재울 때는 천정을 바라보도록 똑바로 누이고, 부모와 침대나 이불을 따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만약 아이와 함께 자야한다면 한 팔 간격(50㎝) 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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