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진 10명 중 6명이 부모와 함께 자다 사망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자다가 숨진 경우가 전체의 45%였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은 생후 7일∼1세 미만의 영아가 갑자기 숨지는 일을 뜻한다.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과 교수팀과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팀은 1996∼2008년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숨진 영아 355명을 부검해 분석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국내에서 영아돌연사증후군에 대한 법의학적 부검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숨진 355명의 영아 가운데 수면 자세가 파악된 경우는 168명. 이 중 44.7%(75명)가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워서 잠을 잤다. 이런 자세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유 교수는 “이런 아이들은 잠을 자다가 뒤집기를 하면서 푹신푹신한 베개나 이불에 얼굴이 묻혀 질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와 함께 자다가 돌연사하는 사례 역시 많았다. 숨지기 직전 누군가와 함께 잤는지가 확인된 204명 중에서 118명(57.8%)이 부모와 함께 있었다. 21명의 부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아이와 함께 잤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자는 이유는 모유 수유를 편하게 하고 감정적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1세 미만 아이가 가슴으로 숨을 쉴 때, 부모가 가슴에 손을 올려놓으면 심폐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 교수는 “아이를 재울 때는 천장을 바라보도록 똑바로 누이고, 부모와 침대나 이불을 따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만약 아이와 함께 자야 한다면 한 팔 간격(50cm) 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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