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시’ 부산의 대학들이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할리우드 제작사와 손잡고 영화 제작에 들어가는가 하면 유명 영화감독의 박물관을 만들어 그의 영화세계도 조명한다.
○ ‘킬러 콘텐츠’ 만들기
요즘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영화를 얼마나 잘 버무려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느냐가 영상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시대다. 이른바 ‘킬러(Killer)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다. 킬러콘텐츠는 어떤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콘텐츠. 영산대가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와 중국 게임제작업체와 공동으로 킬러콘텐츠 창작을 위해 손을 잡았다.
영산대는 20일 부산 해운대캠퍼스 회의실에서 미국 제타픽처스(대표 저스틴 김)와 중국 우한목석문화매체유한회사(대표 차오양·橋楊)와 함께 콘텐츠 창작 인프라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산학협정을 체결했다. 제타픽처스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배우 마틴 신 주연의 영화 ‘차마코’(2009년) 등 장편영화 7편을 만든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우한목석문화매체유한회사는 중국에 본사를 둔 영상·게임분야 기업이다. 대학이 이런 회사와 직접 산학협력을 맺고 사업을 펼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날 협정식에 참석한 저스틴 킴 대표는 할리우드의 문화와 산업을 주제로 강의했다. 영산대는 앞으로 할리우드 장편 상업영화와 공상과학소설(SF) 영화에 사용될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사전시각화 작업에 참여한다. 제타픽처스는 영화투자자 모집과 배급을 담당한다. 중국 회사는 이 콘텐츠를 다방면에 활용해 수익을 내는 데 주력한다.
영산대 영상미디어센터에는 스튜디오, 부조정실, 녹음실, 디지털편집실, 영화영상제작실 등을 마련해 영상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작할 수 있다. 정민수 영산대 영화영상학과장은 “이를 계기로 해운대 센텀시티 안 부산영상센터,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등 영상산업 인프라와 연계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거장(巨匠) 영화 박물관
한국을 대표하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조명하는 박물관이 부산에 문을 연다. 동서대는 해운대 센텀캠퍼스 안에 임권택 영화박물관을 28일 개관한다. 센텀캠퍼스 2층에 340m²(약 100평) 크기로 만들어진 박물관은 1960년대 초반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임 감독의 영화인생을 ‘떠도는 삶’이란 주제로 나눠 6개 공간으로 꾸몄다.
상설전시는 임 감독의 유년·청년기,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감독 데뷔한 이후 액션과 사극에 몰두하던 초창기, 자기만의 영화세계 구축에 집중한 시기,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로 국민감독이 된 시기, 삶과 예술을 지향하는 2000년대 이후를 시대별로 볼 수 있다.
동영상,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 영화 제작과 관련된 갖가지 자료도 전시된다. 임 감독이 영화 제작 현장에서 사용했던 시나리오 원본, 영화 원작 소설 등 귀한 자료도 있다. 1990년대 한국 액션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장군의 아들’에 등장하는 극장 우미관 세트와 2002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취화선’ 세트도 마련한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획전시는 첫 번째로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는 판소리영화 서편제를 조명한다. 영화가 개봉된 1993년 이후 서편제를 다룬 기사와 서평, 영화 속 인물 의상, 임 감독이 판소리 연구를 위해 들었던 레코드판 등을 선보인다.
동서대는 2008년 영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임 감독을 석좌교수 겸 명예학장으로 임명하고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설립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이 박물관은 임 감독의 영화세계를 배우고 연구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부산의 영화영산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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