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은 애 타는데… 자리싸움에 정신팔린 대교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2일 03시 00분


사무총장 연임싸고 내분 격화… “선택형 수능 적극적 대처 못해”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싸고 전례 없는 내부 갈등이 벌어지는 데다 대학입시 업무능력에 대한 대학과 수험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교협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4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황대준 사무총장을 2년 더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사 24명 중 7명만 참석했고 이 중 2명은 연임에 반대해 중간에 퇴장했다. 결국 남은 이사 5명이 만장일치로 연임안을 의결했다.

당시 절차 위반 논란이 일어났지만 의결을 강행한 함인석 대교협 회장(경북대 총장)은 이사 13명에게 위임장을 받았기 때문에 재적 이사 과반수 출석, 출석 이사 과반수 찬성이라는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19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대교협에 사무총장을 새로 뽑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사립대총장협의회는 ‘대교협 신임 사무총장 공모에 대한 건의문’을 통해 “의결정족수에 미달하는 의결로 사무총장 연임을 강행한 데 우려를 표한다”며 “대교협을 올바른 공동체로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무총장을 새로 공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대교협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총장들 사이에 처음으로 내홍이 일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사무총장 승인권이 있는 교육부가 총장들의 여론을 살펴 연임 의결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대교협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정부가 대입전형 간소화를 예고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는 국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교협은 지난해 12월 대학별 수능 선택유형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모집단위별 가산점이나 점수 산출방법은 내놓지 않았다. 최근 일부 대학이 가산점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대교협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서남수 신임 교육부 장관이 입시를 대교협이 전담하는 것에 비판적이라고 알려지면서 대학가에서는 대교협의 입시기능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수험생#대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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