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한국의 전문직 종사자와 재미 유학생 등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문직 비자(E-3)’ 쿼터를 연간 1만500개 배당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와는 별도로 주미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전문직 비자 1만5000개 안팎을 확보하는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 미 정치계와 접촉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성사되면 연간 1만 명 이상의 한국인 전문 인력이 임시 취업 비자로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의원(미국령 사모아)과 공화당 소속 전 외교위원장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플로리다)이 20일(현지 시간) 초당적 합의로 발의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정성 실행 법안’은 미 국무부가 한국 국적을 가진 전문 인력에게 연간 E-3 비자 1만500개를 발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정부가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연간 3500개에 불과한 한국인 대상 전문직 비자 쿼터를 대폭 늘리는 내용의 입법을 요청해왔다”며 “발의된 법안의 세부 내용이 한국 정부 추진안과 조금 다르지만 미 의회가 초당적 합의로 같은 취지의 법안을 낸 것은 양국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 정치권이 추진하는 이민법 등에 관련 규정을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민법 추진이 난항을 겪는 경우를 우려해 별도 법안으로 쿼터를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호주도 2004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별도 입법으로 전문직 비자 쿼터 1만500개를 확보했다.
한편 이민법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상원의 초당적 8인 위원회는 질 높은 노동자 구인난에 시달리는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로비를 받아들여 해외 고숙련 노동자 취업비자 쿼터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미국에서 과학과 기술 등의 석·박사학위를 받은 학생에게 무제한으로 영구적인 체류자격을 주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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