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앰네스티 한국지부장 나체사진 전송 요구 등… 20대 여성에게 성희롱
피해女 트위터에 공개하자… 사과문 올리고 연락두절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낸 고은태 중부대 건축디자인학과 교수(50·사진)가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등 한 20대 여성을 성희롱한 사실이 알려졌다. 고 교수는 이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렸다. 고 교수는 2002∼2004년, 2006∼2009년 두 차례 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으로 일했고 2009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앰네스티 집행기구 집행위원에 임명됐다. 그는 인터넷에 진보 성향의 글을 자주 올렸으며 좌파정당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미혼여성인 A 씨(27)는 21일 0시 20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인권(분야)에서 유명하다는 분이 저한테 ‘다 벗기고 엎드리게 한 후, 엉덩이는 올리게 해서 때리고 싶다’고 했다”는 글을 올리며 고 교수의 성희롱 언행을 폭로했다. A 씨는 이어진 글에서 “오른발 세 번째 발가락에 키스하고 싶다고 하셨나요? 이것이 인권 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입니까?”라는 글도 올렸다. A 씨는 또 고 교수가 주인과 노예 역할을 나눠 성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인 일명 DS(Domination, Submission) 관계를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됐고 같은 달 고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한 한 정당 토론회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그 직후 카카오톡으로 일주일가량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문제의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그후 고 교수와 연락을 끊었으나 그 기억이 자꾸 떠올라 폭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A 씨가 글을 올린 지 3시간 만에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고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대화가 진행되면서 부도덕한 성적 대화가 있었고 (나체)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방도 그런 대화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취재팀은 고 교수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앰네스티 한국지부 관계자는 “고 교수가 한국지부에서 현재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회원 수준에서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