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모 씨(42·여)의 어머니(70)는 최근 A병원에서 종아리뼈 골절 수술을 하던 중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1차 수술을 받은 뒤 배 안에 피가 고여 2차 수술을 받았다. 그래도 피가 멈추지 않아 3차 하지절단 수술을 시도하던 중 숨졌다. 병원 측의 과실이지만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었다. 부산에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도 없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친척이 이 씨에게 1월부터 부산에서도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상담실이 운영되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줬다. 이 씨는 지난달 부산시청에 있는 상담실을 찾아 조정을 신청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 최모 씨(65·여)는 최근 이가 시려 동네 B치과를 찾았다. 그런데 치과의사가 설명도 없이 대문니 2개를 빼버렸다. 최 씨가 의료진 과실을 주장했으나 치과에서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다. 최 씨는 지난달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부산상담실을 찾아 조정을 신청했으며 피해 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부산상담실이 1월부터 시민들의 억울함을 해소해 주고 있다. 매월 한 차례 운영되는 이 상담실은 부산시가 의료분쟁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가족, 의료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요구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부산 외에 서울에만 설치돼 있다.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남대문로 서울시티타워 20층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감정인력 38명, 조정인력 27명 등 85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의 환자 가족들은 중재원을 통해 의료분쟁을 상담하려 해도 서울까지 가야 해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조정 중재 건수는 서울 경기가 253건(55%)인 데 비해 부산(36건) 경남(29건) 광주(17건) 전남(10건) 등 비수도권은 크게 적었다.
부산상담실에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직원 2명과 부산시 직원 2∼4명이 근무한다. 시청 14층 열린상담실에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운영된다. 반응은 좋다. 지난달 27일에는 63명이 상담 신청을 했다. 의료분쟁 상담시간이 1인당 평균 30분 이상 걸려 신청자 중 36명만 상담을 하고 나머지는 예약 접수 후 집으로 돌아갔을 정도다. 부산시는 현재 월 1회인 상담실 운영을 2회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원인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당일 현장 상담 접수 방식을 사전 예약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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