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기간에 박근혜 대통령이 도난문화재인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소장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안도현 시인이 22일 검찰에 출두해 한 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안 시인은 이날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가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것 때문에 부른 것으로 알고 있다. 글을 올리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다"며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일주일 전 출석 요구를 받았다. 당당하게 조사를 받겠다"면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 관련해서는 당시 박 후보 측에서 '본적도 없고 소장한 적도 없다'는 게 해명의 전부였다. 사적 유품도 아니고 국가 유물이자 보물인 중요한 유적을 한마디 말로 넘기는 것은 부당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안 시인은 헌법재판소에서 SNS를 사용한 선거운동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번 일이) 오히려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간섭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답했다.
안 시인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SNS글이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다음 소환 통보를 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안 시인은 지난해 12월10일 자신의 SNS에 "보물 569-4호 안중근 의사의 유묵 누가 훔쳐갔나? 1972년 박정희 정권 때 청와대 소장, 그 이후 박근혜가 소장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문화재청에서는 도난문화재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박근혜 캠프 박선규 대변인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과거 '시사매거진 2580'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어 사실관계가 확인되었던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안중근 의사 유묵의 소장자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기록은 1993년 한 신문에 연재된 안중근 시리즈에서 처음 언급됐다. 당시 이 신문에 정보를 제공한 안중근의사숭모회다. 하지만 숭모회 측은 "당시 확인을 거쳐 박 대통령이 유묵의 실소유자라고 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언론에 밝혔다. 결국 '안중근 유묵, 박근혜 소장'은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다른 문헌에도 계속 인용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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