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탐사리포트 A+]단독/“박정희 영정사진에 피 물든 연꽃이…” 제사 내세워 사기친 스님

  • 채널A
  • 입력 2013년 3월 22일 12시 38분


채널A <뉴스현장> 방송화면 캡처.
채널A <뉴스현장> 방송화면 캡처.
[앵커멘트]

(남)한 사찰 주지가 지난 대선을 전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고,
임금과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검찰에 고소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근령 씨와
사촌오빠인 박준홍 씨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 청와대가
곧바로 진상파악에 나섰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배혜림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채널A 영상]단독/“박정희 영정사진에 피 물든 연꽃이…”

[리포트]

경북 문경의 한 사찰.

법당 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이 걸려 있습니다.

이 사찰 주지는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초까지,
영정 앞으로 신도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때 아닌 49재를 지낸다는 겁니다.

주지의 설교내용은
황당무계합니다.

[자료화면: 사찰 주지]
“박정희 대통령 영정을 제가 33년간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영정사진에 검붉은 피로 물든 연꽃이 저절로 피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날 나하고 마주 앉아서 박 대통령이 술이 거하게 취하셨는데, 날 보고 난데없이 '근혜야 노래 불러라!'”

주지는 행사를 위해
무용단과 도우미,
심지어 영정을 보호한다며
경호원까지 동원했습니다.

사찰에 내걸린 행사 현수막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씨와
사촌오빠 박준홍 씨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자료화면: 사찰 주지]
“제가 오늘 49재 천도제를 시작한 것도 여기에 앉아계신 박준홍 총재님과 뜻을 같이 해서.”

박 씨는 행사 관계자에게
직접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날 저녁,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 씨도
사찰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 사찰 주지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 불교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인물.

주지는 박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는

다시 1000일 기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행사에 동원됐던 사람들이
받기로 했던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겁니다.

[인터뷰: 피해자 L씨]
“처음에 올 때 경호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왔는데 노예, 완전 머슴이지.”

[인터뷰: 피해자 J씨]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이 박준홍이라는 사람이 OO대사(주지)한테 1억5천만 원을 주면 그 돈으로 우리들 인건비를 주겠다고...”

사찰 인근 지역 상당수 주민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인터뷰: 사찰 인근 주민]
“애기 아빠 포크레인 하거든요. 장비를 갖다 쓰면 돈을 줘야 될 것 아녜요. 돈을 안 주니까.”

[인터뷰: 사찰 인근 마을 이장]
“하도 피해자가 많아가지고 공사한 사람 돈을 안 줘가지고 하도 말이 많아가지고 와서 한 번 봤어요.”

현재 사찰은
텅 비어 있는 상태.

법당 문도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습니다.

얼마 전 법원이
강제 퇴거조치를 한 겁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사찰은 각종 채권채무 관계에 얽혀 가압류됐다가,
지난해 8월 경매로
제3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J씨]
“그 OO대사(주지) 부인이 뭐 증권인가 뭐를 해가지고 몽땅 다 날리는 바람에 이 절도 경매에 부쳐가지고...”

주지가 제를 지내고
신도들로부터 시주를 받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전화녹취: 사찰 주지]
“(피해자분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이 되면 돈을 주겠다고 했다는데?) 인건비를 얼마라고 정한 적도 없고, 나는 할 얘기가 없어요.”

[전화녹취: 사찰 주지 측근]
"우리 대사님이 사기치는 사람도 아니고, 돈이 없어서 못 주는 것 뿐이라는 얘기고."

그렇다면 박근령 씨와 박준홍 씨가
이 행사에 참여한 배경은 뭘까?

[전화녹취: 사찰 주지]
“(플래카드 보니 박준홍, 박근령 총재 이름 써놨던데요?) 협찬이죠, 협찬. 재정적이 아니라 행사하는 데 같이 동참이 된 겁니다.”

[스탠딩: 배혜림 기자]
박근령 씨와 박준홍 씨만 바라보며
피해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백여 명,
피해 액수만 수억 원대에 달합니다.

박근령 씨는 최근에도
다른 사찰에서 치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영정 봉안식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지난 17일 울산의 한 사찰입니다.

[현장음: 박근령 씨]
“안녕하십니까, 박근령입니다. 부모님의 영안을 봉정하게 된 데 대해서 부처님께 감사드리고...”

박 씨는 문경 사찰에서 치러졌던
49재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습니다.

[인터뷰: 박근령 씨]
“(문경 사찰 혹시 아세요?)아, 근데 내가 지금.. 얘기를 할 상황이 아녜요...”

박준홍 씨는 통화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녹취 : 박준홍 씨측 관계자]
"(박준홍 씨 통화 가능하신가요?)본인이 원치 않으니까, 안하는 걸로..."

문경사찰 피해자들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박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곧바로 진상파악에 나섰습니다.

채널A 뉴스 배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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