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찰 주지는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초까지, 영정 앞으로 신도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때 아닌 49재를 지낸다는 겁니다.
주지의 설교내용은 황당무계합니다.
[자료화면: 사찰 주지] “박정희 대통령 영정을 제가 33년간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영정사진에 검붉은 피로 물든 연꽃이 저절로 피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날 나하고 마주 앉아서 박 대통령이 술이 거하게 취하셨는데, 날 보고 난데없이 '근혜야 노래 불러라!'”
주지는 행사를 위해 무용단과 도우미, 심지어 영정을 보호한다며 경호원까지 동원했습니다.
사찰에 내걸린 행사 현수막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씨와 사촌오빠 박준홍 씨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자료화면: 사찰 주지] “제가 오늘 49재 천도제를 시작한 것도 여기에 앉아계신 박준홍 총재님과 뜻을 같이 해서.”
박 씨는 행사 관계자에게 직접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날 저녁,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 씨도 사찰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 사찰 주지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 불교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인물.
주지는 박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는
다시 1000일 기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행사에 동원됐던 사람들이 받기로 했던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겁니다.
[인터뷰: 피해자 L씨] “처음에 올 때 경호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왔는데 노예, 완전 머슴이지.”
[인터뷰: 피해자 J씨]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이 박준홍이라는 사람이 OO대사(주지)한테 1억5천만 원을 주면 그 돈으로 우리들 인건비를 주겠다고...”
사찰 인근 지역 상당수 주민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인터뷰: 사찰 인근 주민] “애기 아빠 포크레인 하거든요. 장비를 갖다 쓰면 돈을 줘야 될 것 아녜요. 돈을 안 주니까.”
[인터뷰: 사찰 인근 마을 이장] “하도 피해자가 많아가지고 공사한 사람 돈을 안 줘가지고 하도 말이 많아가지고 와서 한 번 봤어요.”
현재 사찰은 텅 비어 있는 상태.
법당 문도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습니다.
얼마 전 법원이 강제 퇴거조치를 한 겁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사찰은 각종 채권채무 관계에 얽혀 가압류됐다가, 지난해 8월 경매로 제3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J씨] “그 OO대사(주지) 부인이 뭐 증권인가 뭐를 해가지고 몽땅 다 날리는 바람에 이 절도 경매에 부쳐가지고...”
주지가 제를 지내고 신도들로부터 시주를 받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전화녹취: 사찰 주지] “(피해자분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이 되면 돈을 주겠다고 했다는데?) 인건비를 얼마라고 정한 적도 없고, 나는 할 얘기가 없어요.”
[전화녹취: 사찰 주지 측근] "우리 대사님이 사기치는 사람도 아니고, 돈이 없어서 못 주는 것 뿐이라는 얘기고."
그렇다면 박근령 씨와 박준홍 씨가 이 행사에 참여한 배경은 뭘까?
[전화녹취: 사찰 주지] “(플래카드 보니 박준홍, 박근령 총재 이름 써놨던데요?) 협찬이죠, 협찬. 재정적이 아니라 행사하는 데 같이 동참이 된 겁니다.”
[스탠딩: 배혜림 기자] 박근령 씨와 박준홍 씨만 바라보며 피해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백여 명, 피해 액수만 수억 원대에 달합니다.
박근령 씨는 최근에도 다른 사찰에서 치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영정 봉안식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지난 17일 울산의 한 사찰입니다.
[현장음: 박근령 씨] “안녕하십니까, 박근령입니다. 부모님의 영안을 봉정하게 된 데 대해서 부처님께 감사드리고...”
박 씨는 문경 사찰에서 치러졌던 49재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습니다.
[인터뷰: 박근령 씨] “(문경 사찰 혹시 아세요?)아, 근데 내가 지금.. 얘기를 할 상황이 아녜요...”
박준홍 씨는 통화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녹취 : 박준홍 씨측 관계자] "(박준홍 씨 통화 가능하신가요?)본인이 원치 않으니까, 안하는 걸로..."
문경사찰 피해자들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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