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보강 작업 도중 누출…"작업자들 이상 없어…오후 정상화"
소방당국 4시간 만에 제보로 파악…안전 불감증 드러내
최근 산업현장에서 유독물질 누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22일 오전 10시 10분께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에서 염소가 누출됐다.
그러나 공장 측은 아예 신고를 하지 않아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4시간 만인 오후 2시 25분께 '염소가 누출된 것 같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화학차와 방제 인력을 투입해 수습에 나섰다.
소방당국과 하이닉스에 따르면 청주공장의 M8라인 비메모리 반도체칩 제조공장 내 반도체를 닦아내는 밀폐공간에서 염소가스가 0.17g가량 누출됐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직원 4명이 배관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공장 측은 이상한 냄새가 나자 바로 배관 밸브를 잠갔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측은 '염소가 누출된 것 같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공사 현장에 있던 근로자들과 당시 건물 내에 있던 직원 100여명을 대피시키고 해당 생산라인 작동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체 정화장치를 작동시킨 결과 사고 발생 당시 1.8ppm이던 대기 중 염소가스 농도가 10분 뒤 정상 수치인 1ppm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던 직원 4명은 사고 당시 마스크를 쓰는 등 안전장비를 착용했으며 사내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이닉스 측은 전했다.
공장 관계자는 "염소가스 농도가 1ppm 이상인 상태에서 8시간 넘게 노출되어야 몸에 이상이 생긴다"라며 "짧은 시간동안 극히 적은 양에 노출됐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신고조차 하지 않은 점은 문제가 되고 있다. 회사 측은 "경미한 사고로 상황을 정리하고 신고하려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에 따르면, 생산시설은 오전 11시 가동이 재개됐다.
통합진보당 충북도당은 사고 직후 "발생 4시간 만에 늑장 신고된 것은 하이닉스가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의도"라며 "이번 사고에 대해 한 치의 거짓됨도 없이 명명백백히 밝히고 올바른 조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누출 사고 소식을 접수한 충북도와 청주시는 관계 공무원들을 보내 누출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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