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포토]새벽 제주바다 은빛 찬란한 배가 온다… 갈치 그득 담고 희망가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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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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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를 가득 실은 배들이 동트기 전 휘영청한 불빛을 밝히며 항구로 속속 들어온다. 바다로 나간 지 한 달 만이다. 먼바다에 나갔던 어부들은 제주 방언을 섞어 반가운 인사말을 나누곤 곧바로 하역 작업을 서두른다.

제주 서귀포항 위탁판매장의 새벽. 은빛 찬란한 갈치들이 바닥에 수북이 쌓인다. 어부들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도 없다. 만선의 기쁨으로 한 달간의 피곤함도 싱싱한 갈치들과 함께 내려놓는다. 분류작업이 끝나자마자 경매가 시작된다. 빨간 모자를 쓴 중도매인(중매인)들이 경매사 주변에 속속 몰려든다.

제주 아낙들이 많다. 순식간에 분필로 경매판에 가격을 적어 경매사에게 보인다. 빠르게 경매는 계속된다. 낙찰받은 중매인은 기쁨의 탄성을 지른다. 동시에 실패한 중매인들의 한숨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수십 차례의 경매가 끝나갈 무렵 시나브로 동쪽 하늘에서 동이 터온다. 제주도 서귀포의 아침은 늘 그렇게 시작된다.

캐논 EOS 1D X, 16-35mm렌즈, 1/60초, f8, ISO 800 촬영

서귀포=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제주#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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