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종합병원 내과 병동. 이곳에 취업한 지 9일된 간호사 김모 씨(36·여)는 일명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에 호기심이 생겼다. 프로포폴은 수술 전 전신마취에 쓰이고 미다졸람은 수면내시경을 위한 수면 유도에 주로 쓰인다. 언론 보도를 보며 ‘연예인들처럼 한번 맞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직장생활이 피곤하던 참이었다.
김 씨는 다른 간호사들의 눈을 피해 9일부터 나흘간 프로포폴 앰풀 5개와 미다졸람 앰풀 1개를 훔쳐 집으로 가져갔다. 잠들기 전 한 번에 2∼3cc씩 투약했다. 병원 내과병동에는 다른 간호사 6명이 함께 일했지만 알아채지 못했다. 21일 의약품 수량이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병원은 자체 조사를 벌여 김 씨의 절도를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간호사 경력 6년의 김 씨가 상습 투약했을 개연성이 있어 김 씨의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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