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난 후 평균 12.6년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해관 삼성서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와 나덕렬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1995∼2005년 국내 대학병원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 724명(평균 나이 68.5세)의 평균 생존기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첫 증상 후 평균 12.6년을 살았으며 첫 진단 후 평균 9.3년을 생존했다.
국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내용이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치매와 노인 인지 장애’ 최신호에 실렸다.
대표적인 노인성 치매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는 뇌에 과도하게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대뇌 신경세포를 죽이면서 나타나는 병. 사람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을 잊어버리는 기억장애와 말하기, 읽기, 쓰기 등에 문제가 생기는 언어장애, 방향감각이 떨어지는 시공간능력 저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3년 3개월이나 걸린다는 점이다. 이는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지 한참 후, 즉 상태가 심각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병의 경우 진단과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뇌 기능의 퇴화를 늦추거나 중단시킨다. 생존기간만 늘릴 뿐 아니라 환자로 하여금 인지기능 및 판단력 등이 온전한 상태에서 좀더 오래 살 수 있게 한다.
나 교수는 “갑자기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말을 하거나 쓰는 데 문제가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뇌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받고 치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뇌경색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뇌경색을 예방하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당뇨병 병력이 있는 치매 환자의 생존 기간이 일반 환자에 비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첫 증상이 나타난 후 좀더 빨리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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