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도록 제도적 혜택을 주는 연구중심병원을 26일 열린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에서 처음 선정했다.
가천대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등 10곳이다. 연구중심병원 자격은 4월 1일부터 3년 동안 유지된다. 이후 심의 과정에서 자격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취소될 수 있다. 내년에도 추가로 지정할 예정.
연구중심병원은 그동안 쌓인 임상의료 지식을 바탕으로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목표로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매사추세츠병원은 2009년 17개 의료제품을 생산해 693억 원의 기술료 수익을 거뒀다.
이번 선정과정에서는 25개 병원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복지부는 경영역량과 최근 3년간 연구실적을 중심으로 심사했다.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가위원을 2개 그룹으로 나눴고, 블라인드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지원 병원이 평가자를 직접 보지 못하도록 프리젠테이션은 동영상으로 했다.
정부가 이들 병원을 재정적으로 지원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비를 자체로 책정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은 지금보다 자유로워진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일반 병원은 연구비를 외부 초빙연구원의 인건비로 쓸 수 있지만 병원 소속 교수 등 내부 인력에게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연구중심병원은 연구비의 40%까지를 내부 연구진의 인건비로 쓸 수 있다. 진료 목적으로 시설을 보강하거나 의료기기를 구입할 때 쓰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도 연구비로 전용이 가능해진다.
복지부는 또 이들 병원이 채용하는 박사학위 이상의 전문연구요원에 대해 대체 복무를 인정하는 방안을 병무청과 협의하고 있다.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다.
허영주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은 "의료기관에는 최고의 인재가 모여 있다. 이들이 진료 뿐 아니라 연구에 집중해 창조경제의 발판이 되도록 돕겠다"며 "연구중심병원이 신약이나 의료기기 개발을 통해 국부 창출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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