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 위한 단지 27일 착공… 입주사 요구 반영해 용지 제공
분양가 3.3㎡당 95만원 저렴… 52社 입주 신청… 30곳 더 모집
27일 착공되는 강화산업단지가 들어설 강화읍 옥림리 일원. 보상이 끝나 남아 있는 집과 창고 등은 6월까지 철거된다. 강화산단은 국내 처음으로 입주기업이 요구하는 것을 반영해 용지를 제공하는 수요자 중심 방식으로 조성된다. 인천상공회의소 제공
1982년부터 인천 남구 주안산업단지에서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던 Y기업은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으로 이전했다. 연매출이 450억 원에 이르는 이 기업은 매년 생산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인천의 다른 곳으로 공장을 확장해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천 지역의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마땅한 용지를 찾기 힘들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천의 기존 산업단지는 용지가 비좁고, 임대료도 비싼 편이어서 아예 시화공단으로 공장을 옮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탈(脫)인천’을 하는 중소기업을 인천에 붙잡아두기 위해 강화군에 새로운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27일 첫 삽을 뜨는 강화산업단지(강화산단)는 내년 2월까지 강화읍 옥림리와 월곳리 일대 45만2301m²(약 13만7060평)에 조성된다. 조성사업은 인천상공회의소(18억 원)와 현대엠코(24억 원)가 초기 자본금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인천상공강화산단㈜이 맡는다.
강화산단은 단지에 입주할 업체의 요청을 반영해 공장 용지를 제공하는 ‘수요자 중심 민간개발 방식’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 조성원가에 용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3.3m²당 분양가는 95만 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산단 인근 땅값은 3.3m²에 150만∼300만 원을 호가한다.
현재 입주를 신청한 52개 중소기업이 78억 원을 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인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모두 인천상공강화산단의 주주가 됐다. 앞으로 강화산단에 입주할 30여 개 중소기업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강화산단은 친환경 산업단지로 평가받는다. 석유화학, 주물, 도금업 등과 같이 공해를 유발하는 업종은 받지 않도록 제한했다. 또 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수나 오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악취를 없애기 위해 종말처리장을 지하에 설치해 운영한다. 또 처리장 위의 지상에는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강화산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중구 영종도∼강화도를 연결하는 고속화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김포 한강신도시, 검단신도시 연결도로의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수도권에서 접근하기도 쉬워진다. 또 한강신도시와 검단신도시 등에 약 34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어 기술 인력을 공급받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상의는 강화산단이 2015년부터 가동될 경우 인천지역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생산 및 소득 유발효과가 6478억 원, 고용창출은 75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인천(남동, 부평, 주안, 검단산단)과 김포(양촌, 학운산단, 김포공항산단), 파주(LCD단지, 출판단지) 등이 인접해 수도권 서북부지역에 산업벨트를 형성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광식 인천상의 회장은 “모든 사업비 집행명세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산단 조성 과정에서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며 “개발이익은 지분 참여자인 입주기업에 환원된다”고 설명했다.
인천에 등록된 제조업체(면적 500m² 이상)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9872곳에 이른다. 2010∼2012년 제조업체 2549곳이 인천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폐업 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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