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연구원이 원장의 자질을 둘러싸고 극단적인 갈등을 빚고 있다. 1991년 대구시와 경북도의 출자로 설립된 대구경북연구원이 이 같은 내분으로 위상이 흔들리기는 처음이다. 직원 100여 명이 양분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이성근 원장(62·영남대 교수·사진). 정책연구기관의 책임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주장과 설립 취지에 맞게 연구원 역량을 키우고 있는 적임자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구노동조합 대구경북연구원지부는 26일 대구시청에서 집회를 열고 이 원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이 2011년 7월 부임 후 정책연구기관으로서 비전 설정과 도덕성, 소통 등 관리능력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 원장의 임기는 직전 원장의 잔여 임기인 다음 달 19일까지다.
이 원장은 “연구원 직원이라면 사실에 근거해야 하는데 인신공격성 음해를 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연구 인력은 이런 곳에서 경험과 역량을 쌓아 이직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디로 이직했는지 보면 안다. 전문가 집단에서 원장이 폭언과 모독을 하는 게 가능이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연구원 내부에서 이 원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연구원이 이름값을 하도록 연구역량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의견과 연구원을 아우르는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연구위원은 “이 원장이 부임한 뒤 연구원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원장이 앞장서서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고 오직 연구력 향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연구원의 위상을 확고하게 하기 위한 노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연구위원은 “연구원 전체를 조화롭게 이끌면서 정책연구 역할을 해야 하는 책임은 원장에게 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연구원을 분열시키고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8일과 다음 달 1일 대구경북연구원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처리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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