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인 송자 전 연세대 총장(78)은 “자녀를 하나나 둘 낳는 핵가족 시대인데 그 아이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 얼마나 허망한 일이냐”고 안타까워했다. 26일 충북 청주에서 세 살 어린이가 또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숨지기 하루 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수차례 반복한 말이다.
송 대표는 사고 직후인 27일 전화 통화에서 평소 볼 수 없는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안전불감증에 너무나 익숙해진 사람들과 문화가 결국 이런 참사를 낳은 것 아닙니까!”
격노한 목소리였다. 이틀 전 인터뷰 때의 차분한 어조와는 사뭇 달랐다. 그는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태권도장 통학차량에 옷이 끼여 끌려가다 목숨을 잃은 강준기 군(가명·7)의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가슴 아프게 읽었는데 그때도 관계기관들은 실효성 없는 대책만 발표하고 잠잠했다. 이런 나라와 환경에서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벼락치기 시험으로 운전면허증을 따고 곧바로 운전을 하는 문화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학습을 통해 배운 안전습관이 몸에 밴 기본바탕에서 운전을 시작하는데, 한국은 운전에 대해 거의 아무런 지식이 없는 ‘제로베이스(Zero Base)’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는 것.
그는 또 우리나라 도로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꼬집었다. “우리나라 도로에선 언제 어디서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는 것. 나이가 들어 한국에서는 운전을 안 하지만 미국에 있는 큰딸을 만나러 가면 운전을 한다고 한다.
송 대표는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안전’에 방점을 찍고 정부조직 명칭도 바꾼 만큼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며 한국의 부끄러운 ‘반칙운전 문화’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송 대표는 동아일보 ‘시동꺼! 반칙운전’ 시리즈에 대해 “이 보도들이 차곡차곡 모이면 한 권의 ‘안전운전 교과서’가 될 수 있다”며 “학교나 교통안전분야 종사자, 시민단체 등에서 두고두고 연구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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