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신임 이사장 김삼천씨… 민주 “또 朴대통령과 긴밀한 인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9일 03시 00분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이사… 朴대통령에 여러차례 후원금

박근혜 대통령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새 이사장에 또다시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선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상청회는 정수장학회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의 모임이다. 김 신임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방림방적에서 기업인 생활을 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6, 27대 상청회 회장을 지냈다. 박 대통령이 32년간 이사장을 지낸 한국문화재단에서 감사를 지내는 등 이른바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때는 정치 후원금을 연간 개인 최고한도(500만 원)까지 여러 차례 냈다. 김 신임 이사장은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의 이사도 맡고 있다. 상청회 회원은 3만8000여 명에 이른다. 회원 가운데는 김기춘 현경대 전 새누리당 의원 등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 핵심 멤버들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가 사회에 환원됐고 자신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국민은 없다”며 “대구 출신, 영남대 졸업 등 김 이사장의 이력만 봐도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가 공익재단으로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며 자신을 위한 정치활동을 한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신과 가까운 최필립 전 이사장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 이사장에 최 전 이사장 못지않게 박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선임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16군사정변 직후 부산 기업인 김지태 씨의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한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주식 100%, MBC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95년부터 10년 동안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수장학회가 새 이사장 선임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면 필요한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이재명·김도형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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