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적립금 고갈 시점은 2060년으로 5년 전의 추계와 같았다. 국민연금 고갈은 피할 수 없다는 뜻. 그러나 이를 국민연금 파산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김용하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장은 “2060년의 위기에는 절망과 희망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적립금이 고갈되니 연금을 못 받을 것이란 비관론이나,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걱정 없다는 낙관론 모두 옳지 않다는 얘기다.
아무 대책 없이 2060년을 맞으면 파행이 불가피해진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2.5배 수준인 21%대로 올려야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 민영보험(15%)보다 높은 보험료를 내면서 더 적은 연금을 받게 된다. 그야말로 파산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적립금이 고갈된 후에도 국민연금 제도는 변함없이 운영된다. 보험료를 걷어서 바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뀔 뿐이다. 독일을 포함해 공적 연금 제도를 가진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적립금이 없어지면서 이렇게 버티는 중이다.
국민연금의 적립금이 완전히 없어지기까지는 47년이 남았다. 개선책을 마련하고 준비하면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출산율을 더 높여도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출산율이 2035년까지 2.1명에 도달하면 보험료율은 2060년에는 18.3%, 2083년 15%대까지 떨어진다. 현재 예상대로 적립금이 고갈될 때의 보험료율(21.4%)보다 최대 6.4%가량 줄어든 수치다.
실제로 출산율 추이는 희망적이다. 정부는 2008년 2차 추계 당시 2020년까지의 합계출산율을 1.20명, 2030년 이후에는 1.28명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출산율은 지난해 이미 1.30명을 넘었다.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통상 이자율의 1.1배 정도의 투자수익률을 목표로 세운다. 2016∼2020년에는 4.2%, 2031∼2040년에는 2.8%로 책정했다. 경제상황을 감안했지만 수익률을 예상치보다 해마다 1%포인트씩 높이면 고갈 시기를 10년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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