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를 단계별로 전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학생에게 우선 입학권을 주고, 한부모나 다자녀 가정의 학생은 나중에 뽑는 식이다. 상류층 또는 고위층의 자녀가 한부모 가정이라는 이유로 사배자 전형을 통과하는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4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 전형 기본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사배자 단계별 전형은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에 적용된다.
예를 들면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 등 경제적 기준을 중심으로 사배자를 먼저 뽑고, 여기서 정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1단계 탈락자와 소년소녀가장 중에서 뽑는다. 마지막으로 다자녀 및 한부모 가정에 속한 학생을 선발한다.
최종적으로 몇 단계가 될지, 어느 유형의 사배자가 어떤 단계에 포함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교육부 개선안을 반영해 5월 이후 확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경제적 사배자를 정원의 50% 이상 뽑되 모집 정원에 미달하면 비경제적 사배자로 충원했다. 하지만 경제적 사배자 전형의 정원이 채워지지 않아 비경제적 사배자로 채우는 일이 잦았다.
실제 2013학년도 경제적 사배자 선발 비율은 서울지역 25개 자율형사립고는 39.4%, 국제고·외고 7곳은 36.0%에 그쳤다. 사배자 전형이 결국 부유층 입학 통로로 전락했다는 논란을 부른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획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귀족학교’로 불릴 만큼 비싼 학비 등 경제 부담이 줄어들지 않으면 결국 부유한 집안의 자녀가 비경제적 사배자로 전형을 통해 입학한다는 얘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배자 성격이나 모집 비율을 정교하게 다듬으면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