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교육계에 사고력과 창의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변화는 정부가 과학, 기술, 예술, 수학 등을 융합한 이른바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 교육을 확대하면서 본격화됐다.
최근 적용된 ‘2009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은 학습의 절대량이 줄어든 대신, 실생활과 연계된 학습내용과 체험·토론식 학습이 늘었다. 평가방식도 서술·논술형 문제와 서로 다른 교과목의 개념이 한 문제에 동시에 담긴‘융합형 문제’의 비중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른 교육 트렌드에 따라 교육기업들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달라진 교육환경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
하늘교육 제공교과서 단계적으로 통합형 바뀌어
올해부터 초등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는 학습량이 20%가량 줄었다. 반면 다양한 답을 도출할 수 있는 ‘창의개방형 문제’와 교과간의 경계가 사라진 ‘융합형 문제’가 등장했다. ‘정사각형과 10%, 두 용어를 사용해 문제를 3개 이상 만드시오’나 지진과 진앙에 관한 지구과학 제시문이 주어진 뒤 삼각형의 외심에 대한 개념을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되기 시작했다.
교과서는 점차 ‘통합형’으로 바뀐다. 올해 초등 1, 2학년은 기존 과목이 국어 수학 통합교과 3개 과목으로 크게 줄었다. 국어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네 영역을 한 교과서로 통합해 배운다. 통합교과는 기존의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하나로 합친 융합형 과목. 1년 동안 학교 봄 가족 여름 이웃 가을 우리나라 겨울 등 8가지 주제를 각각 다른 교과서로 공부한다.
이런 변화는 내년에는 초등 3, 4학년과 내후년에는 5, 6학년에 적용되고 중고교에도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개인 피드백 가능한 소규모 교육프로그램 늘어
최근 교육기업들은 달라진 교육 트렌드에 맞춰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인 소규모 학습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늘교육이 출시한 관리형과외 프로그램 ‘에듀올’이나 금성출판사의 온·오프라인 통합학습 공부방인 ‘푸르넷 공부방’ 등은 이런 변화를 반영한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달라진 교육환경에서는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보다는 소수의 학생을 중심으로 한 개인화된 교육이 효과적이란 판단에서다.
기존에는 유명강사가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식 수업을 하거나 학생의 학업능력을 상, 중, 하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융합교육의 핵심요소인 서로 다른 교과와 주제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사고력과 새로운 문제풀이 방법을 떠올리는 창의력은 강의식 수업으로는 기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앞으로는 학생들이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지가 교육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췄는지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인재… 빠른 진로결정이 도움
달라진 교육환경에서는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소년들이 융합인재로 성장하는 방식은 다양한 지식이 하나로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보기보다는, 하나의 관심분야를 파고들다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더해가며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에 가깝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적잖은 학부모는 자녀를 융합인재로 기르기 위해서 국어, 수학, 과학, 예술 등 다방면의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진로나 관심분야를 빨리 찾은 뒤 이를 중심으로 몰입하면서 연관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는 “초등생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아 이를 바탕으로 진로나 관심분야를 빨리 결정하는 것이 융합인재가 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독서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 관심분야를 파고들며 공부하다가 이를 다른 분야로 연결하는 ‘확산형 독서’가 주목받는 것. 예를 들어 역사학자를 꿈꾸는 학생은 ‘경제, 과학,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무엇이 역사발전에 영향을 미쳤는가’를 떠올리면서 다른 분야로 독서의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것이다.
오서경 한우리독서문화정보개발원 수석연구원은 “융합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는 것만큼이나 이 지식을 다른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학생 스스로 연결고리가 있는 분야와 관련된 우수도서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체계적인 독서 프로그램과 교사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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