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업]교학사 양철우 대표 “융합교육의 출발은 올바른 역사공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5000년 유구한 역사 현대적 시각에서 집대성
역사, 모든 학문의 발원지… 융합교육, 역사인식부터

양철우 교학사 대표는 팔순을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현역’이다. 양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두꺼운 양장본의 사전 한 권을 내밀었다. 이번 4월 출간 예정인 ‘교학 한국사대사전’이었다.

양 대표는 “‘이 사전을 완결하기까지 17년이라는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사전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와 같은 굵직한 한국사의 한 장면을 함께 거쳐 왔군요”라고 회상했다.

‘교학 한국사대사전’은 IMF 당시 1년 동안 제작이 중단되는 시련을 겼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들어간 제작비용은 100억 원을 훌쩍 넘기게 되었다. 제작에 참여한 인원만 편찬위원 17명, 감수위원 10명, 집필위원 568명, 편집인원 41명, 사진작가 3명 등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양 대표가 한국사대사전 출간을 결심한 계기는 ‘출판은 곧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말한다’는 개인적인 신념이 바탕이 됐다.

자율성과 발전성을 가진 우리 역사를 재인식하는 데 초점을 맞춰 초중고생, 대학생, 일반인, 역사 전공자 등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전을 목표로 제작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도 쉽게 손대기 힘든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편찬 기간이 길어진 것도 이런 이유.

기존 학설에 따라 작성해 놓은 원고가 새로운 학설의 등장으로 하룻밤 사이에 쓸모가 없어진 경우도 다반사였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어렵사리 빛을 보게 된 ‘교학 한국사대사전’은 수록 항목만 7만 개, 총 페이지는 1만 쪽이 넘는다. 역사 용어에서부터 고고학, 민속학, 국문학, 지리학, 종교와 미술 등 관련 영역을 총망라했기 때문이라는 설명.

‘교학 한국사대사전’ 출간을 앞두고 내부 반대도 심했다고 한다. 양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얻는 것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과연 시장성이 있을까’ 하는 우려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100억 원이 넘게 들어간 제작비를 포기하고 출판을 백지화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출판시장에서 제아무리 업계 선두를 달리는 교학사라 해도 갈수록 불어나는 제작비용은 큰 부담이었던 것. 이런 이유로 17년의 제작 기간 중 두 번에 걸쳐 2년 동안 집필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교학 한국사대사전’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창업주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민족은 5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자랑스러운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집대성한 출판물이 없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한 단면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양 대표)

양 대표는 올바른 역사인식이 융합교육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요즘 교육 트렌드는 융합인재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출발점이 잘못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융합교육의 시작은 바른 역사인식을 가지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역사는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발원지이기 때문이죠. 자녀를 역사적 사고를 갖춘 인재로 키우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에 부모가 해야 할 의무이자 역할입니다.”(양 대표)

글·사진 김만식 기자 nom77@donga.com
▼ 100억원 투자 ‘교학 한국사대사전’ 집념의 완간 ▼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이하는 교학사를 대표하는 표준전과는 “학습을 위해서는 좋은 참고서가 있어야 한다”는 창업주 양철우 대표의 신념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표준전과는 ‘제2의 교과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말해주듯 참고서 이상의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집필은 일선 교사와 장학사, 교육연구사 등 전문가가 진행하는 한편 제작 실무는 전직 교사 출신을 영입해 전문성을 극대화해 온 것.

표준전과의 명성을 지금까지 탄탄히 지켜올 수 있었던 비결은 ‘고객 신뢰’에 모든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제본까지 완료한 참고서일지라도 내용에 오류가 확인되면 폐기하고 다시 인쇄하는 등 결단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쌓아온 고객의 신뢰가 바탕이 돼 교학사가 출판한 중·고교 학습참고서는 ‘뉴 프론티어’, ‘파우어 시리즈’, ‘챌린지’, ‘필승 시리즈’ 등 총 40여종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

교과서 출판은 1964년 제2차 교육과정에 따른 검인정 교과서로 ‘국어 쓰기’, ‘글짓기’, ‘도덕(바른 생활)’ ‘서예’ 등 4종의 초등 교과서를 내놓은 것이 시작. 현재는 검정교과서 39종 등 총 143종의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다.

교학사는 공익을 위한 출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 규모의 출판사가 선뜻 출판하기 힘든 도감시리즈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 것. ‘한국식물도감’, ‘한국어류도감’. ‘한국의 자연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도감류는 출판 비용에 비해 판로가 한정돼 있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하지만 출판으로 국가와 민족에 기여한다는 창업정신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출판을 이어오고 있다.

교학사는 역사에 대한 ‘지킴이’ 역할에도 충실해왔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교학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학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정부 예산이 지원되기 시작한 5회 시험 이전까지 매년 3억 원에 가까운 필수경비와 교과서와 학습참고서 출판으로 축적된 교육 노하우를 제공해왔다.

올해는 이 연장선상에서 10권으로 구성된 ‘교학 한국사대사전’을 완간한다. 1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들였다. 편찬위원 17명, 감수위원 10명, 집필위원 568명, 편집인원 41명, 사진작가 3명 등 대규모 인원이 참가한 초대형 프로젝트. 문화재 관련 이미지 자료만 1만 3000여 점이 수록됐고, 총 페이지는 1만 여 쪽이다. 올 4월 시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문의 www.kyohak.co.kr, 02-707-5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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