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 분야에서 가장 강조되는 화두는 ‘창의력’이다. 새 정부도 교육정책 키워드를 ‘창의교육’으로 내걸었다. 앞으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계발하고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을 교육현장에서 확충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미 많은 초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대회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등이 창의력을 평가하는 대회의 대표 격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독서, 철학, 역사 등 폭넓은 분야를 포괄하는 인문경시대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
특히 올해부터 초중고교에 도입된 2009개정교육과정이 스토리텔링, 통합교과교육을 강조함에 따라 초등학생 때부터 이를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독서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이렇게 쌓은 인문학적 소양을 인문경시대회를 통해 점검하려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고 있다.
인문경시대회에 주목하는 이유
인문경시대회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창의력뿐 아니라 논리력 표현력 이해력 등 다양한 사고능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기회다.
국제중,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인문경시대회를 위해 풍부한 독서와 글쓰기 훈련을 수행하면 자연스레 자기소개서와 논술 등을 작성하는 실력도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
인문경시대회는 자신의 잠재력과 열정을 확인할 훌륭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교와 학원수업을 오가며 판에 박힌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인문경시대회를 준비하는 시간은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 주입식 교육과 수동적인 학습태도에 익숙한 학생들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인문경시대회 도전을 함으로써 자기주도적인 학습습관을 기르고 학습의욕도 높일 수 있다.
한편 인문경시대회는 학생이 자신의 적성을 탐색하는 소중한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초등학생은 다양한 학문 분야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를 알아보는 첫 단계로, 중학생은 본인의 적성을 다시 점검해보는 계기로 이용할 수 있다.
참가해볼 만한 인문경시대회는?
인문경시대회에 주목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나면서 대회의 종류와 분야도 다양해지는 추세. 대표적인 인문경시대회에는 백일장, 토론대회, 외국어대회, 철학올림피아드 등이 있다.
초등생은 중고교생에 비해 참여할 만한 경시대회가 그리 다양하지 않은 게 현실. 하지만 초등생의 경우라도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두고 적극적으로 대회에 참가해보면 의외의 성취가 있을 수 있다.
초등생이 출전할 만한 인문경시대회로는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주최하는 ‘한우리독서올림피아드’가 대표적.
한우리가 정한 학년별 필독 도서를 읽은 뒤 독서 감상문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는 영역별 독서능력을 평가하는 1교시와 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2교시로 나뉘어 진행된다. 1교시에는 필독서 내용을 토대로 어휘력 추리력 비판력 내용파악력 등을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2교시에는 필독서 내용을 인용하거나 연계해 창의력 논리력 표현력 이해력 등을 평가하는 ‘논술식 독서 감상문’을 작성하는 문제가 제시된다.
이 대회 관계자는 “문제 출제진은 학생이 독서를 하면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인문경시대회 선택 시 고려할 점은?
인문경시대회에 참가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은 대회가 자신의 적성·진로와 가깝게 연결되는지 여부다. 경시대회 준비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므로 자신의 진로나 적성과 거리가 먼 인문경시대회를 선택하면 준비과정부터 어려움을 겪는 데다 좋은 결과를 얻기도 쉽지 않다.
만약 준비에 돌입한 인문경시대회가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는 다른 대회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인문경시대회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자기를 계발할 수 있는 과정이 되므로 자신에게 잘 맞는 대회를 탐색하는 과정도 학생들에겐 유익한 경험이다.
최혜경 한우리독서문화정보개발원 연구원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인문경시대회에 참가하면 분명한 목표가 생기고 훨씬 자발적인 태도로 임할 수 있어 학습능률도 높아진다”라며 “학부모는 자녀에게 특정 분야의 대회를 강요하기보다는 자녀 스스로 적성과 진로를 고민한 뒤 대회를 선택하고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문경시대회를 선택할 때는 시험이 자신의 능력에 알맞은 수준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초중학생에겐 학교 공부가 최우선인 만큼 학교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의 대회를 선택해 참여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되는 국어·한자 인증시험이나 한국사능력시험 등에 도전해볼 만하다.
인문경시대회 준비, 효과적인 방법은?
진로와 관심 분야를 고려해 참가할 인문경시대회를 정했다면 대회 일시와 문제출제 방향 등 세부 내용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 대부분의 경시대회는 하반기에 진행되므로 지금부터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인문경시대회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인문경시대회는 교과과정을 바탕으로 심화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일반적. 따라서 참여하는 대회와 관련한 과목의 교과서를 토대로 주요 개념을 익히는 것이 기본이다.
신문을 읽으며 해당 분야의 시사이슈와 쟁점을 분석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역사 관련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국사 교과서로 기본 개념을 학습한 뒤 중국의 ‘동북공정’, 한국과 일본 사이의 ‘독도 문제’ 등 역사 관련 소재를 교과내용과 연결지어 생각해 보면 좋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적지 않은 분량의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혼자서 해내기 어렵기 마련. 필요한 경우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친구와 함께 동아리나 스터디그룹을 조직하는 방법도 검토해보자. 서로 격려하며 힘을 얻을 수 있는 데다 혼자서 정보를 모을 때보다 정보의 질과 양도 향상될 수 있다. 또 관련 교과의 교사를 멘토로 삼아 조언을 구하고 지도를 받으면 학습능률을 높이고 대회 준비에 몰입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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