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약칭 ‘직지’로 불리는 책의 진본은 현재 하권(下卷) 1권만 남아 프랑스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도서번호 109번과 기증번호 9832번을 달고 보관돼 있다.
직지는 1886년 한-프랑스 수호통상조약 이후 초대와 제3대 주한 프랑스 공사를 지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발견했다. 이후 직지는 플랑시가 귀국하면서 가져갔고, 1911년 파리 드루오 경매장에 나왔다. 당시 골동품 수집가인 앙리 베베르가 180프랑(현재 가치로 약 70만 원)에 구매했다.
지난해 ‘직지의 고향 방문’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충북 청주시가 다시 한 번 나섰다. 청주시 산하 청주고인쇄박물관은 학예연구실 직원 1명을 프랑스에 파견했다. 이 학예사는 프랑스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을 찾아 자매결연 체결과 직지 원본 일시 대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청주시는 지난해 직지축제 때 직지 원본을 전시하기로 하고 전시장 온도와 습도, 도난 방지 장치, 보험 가입, 운송비 부담 등을 담은 대여 신청서를 프랑스국립도서관 측에 보냈다. 하지만 프랑스국립도서관은 “대여해 전시하기에는 너무 조심스럽고 귀중한 자료”라며 거절했다. 직지는 2011년 국내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와 달리 프랑스의 약탈 문화재는 아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관계자는 “우리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직지가 고향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아쉽게도 무산됐는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또 다른 직지 찾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시는 직지가 법어 등을 수록한 불서(佛書)인 데다 간행 장소도 사찰(청주 흥덕사)인 점에 주목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 직지 찾기 활성화 방안과 불교문헌 자료 조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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