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근 반만 쓴 청라 푸르지오, 임시 사용승인에 주민들 “법적 대응”
공사 중단된 AG 주경기장, 무리한 저가입찰… 결국 “업체 재선정”
인천지역에서 주요 건설공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선 한 아파트단지가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고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공사는 일부 하청업체의 공사 포기로 중단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반경 인천 서구 경서동 청라국제도시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단지.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경제청 관계자들이 아파트에 도착하자 입주 예정자 100여 명이 “‘가구별 임시 사용승인’을 내 준 경제청장은 물러가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욕설이 터져 나오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도 벌어졌다.
이날 이 청장과 경제청 직원들은 아파트 임시 사용승인을 내준 것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아파트단지를 찾았다.
이 청장은 “임시 사용승인은 살던 집이 팔려 부득이 이사와야 하는 몇 가구를 위한 승인일 뿐 전가구의 입주를 허가한 것이 아닌 만큼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부실공사 의혹이 있는 아파트에 사용승인을 내준 것 자체가 문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부실공사 의혹은 아파트 801동 1층 천장과 803동 24층 천장의 구조물 벨트 월(belt wall·철근벨트)에 철근을 64개씩 넣도록 설계했는데 절반인 32개만 시공한 사실이 공사 협력업체 직원이 고발하면서 제기됐다.
초고층 건물에는 높은 하중압력을 분산하기 위해 저층과 중간층에 사람이 살지 않는 한 개의 층을 만들어 철근을 가로, 세로, 대각선 등으로 촘촘하게 엮어 넣는다. 그런데 이곳에 대각선 철근이 당초 설계와 달리 64개의 절반인 32개만 들어간 것.
대우건설은 대각선 철근을 넣도록 한 국토해양부의 고시(2009년 12월)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아 대각선 철근을 넣지 않아도 되며 32개만 들어가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계대로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일부 동에 철근이 빠진 것을 확인하고 시공사 관계자 등 관련자를 형사고발한 상태”라며 “이른 시일에 부실시공의 논란 해소를 위해 건물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라 푸르지오 구조 설계를 담당한 한국구조기술사사무소가 내놓은 검사한 결과 철근 누락으로 건물 구조 안전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건물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해 입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라 대우푸르지오 입주자들은 “당초 설계와 다르게 부실 시공된 아파트에서는 살 수 없다”며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 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의 공사는 현재 중단 상태다. 주경기장의 기둥과 골조를 시공하는 K건업이 공사에서 손을 떼고 나가버렸기 때문. K건업은 2011년 9월 공사 수주 당시 타 업체보다 30억 원이 적은 169억 원에 저가 낙찰했다. 이는 핵심 공사인 메카컬럼(주경기장에 설치되는 초대형 기둥)의 경우 m³당 8만 원의 예상 공사비보다 훨씬 낮은 m³당 4만2000원에 수주한 꼴이었다. 당시 현대건설조차 K건업이 공사를 할수록 적자를 내지 않겠느냐고 우려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손해볼 것이 없는 현대건설은 K건업 측에 1개월의 유예기간을 준 뒤 계약을 했다. 현대건설은 국제대회 주경기장 건설이라는 중요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회사 이익’만 생각한 것.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K건업이 더이상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업체를 이른 시일에 선정해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기간 연장은 물론이고 대외 신인도 저하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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