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60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경기 용인시가 인구 3만5000명인 보정동의 주민센터·복지시설을 총면적 2만5970m² 규모의 초대형으로 짓기로 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용인시는 3월 29일 투융자심사위원회를 열어 기흥구 보정동 1264 일대 1만5683m² 땅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보정종합복지센터를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용지를 제외한 공사비만 573억 원으로 5월경 공사에 들어가 2016년 3월 준공할 예정이다. 이미 조달청에 308억 원 상당의 건축, 토목 공사 계약 체결을 의뢰했다. 공사비도 경기도나 정부의 보조 없이 전액 시 예산으로 충당한다.
복지센터 건립 논의는 2008년 더부살이하는 보정동 주민센터를 새로 짓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보정동에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민센터와 함께 다른 시설을 건립하기로 한 것. 노인복지관(총면적 6548m²), 청소년문화의집(1261m²), 시립어린이집(85명 수용), 수영장·다목적 체육관(4976m²)이 더해졌고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시의 투융자심사위원회는 2010년 이를 가결했다.
용인시가 무리하게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다가 60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정동 주민센터의 건립을 연기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거의 변동 없이 추진되는 것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2010년 투융자 심사가 이뤄진 사안이라 일부 기능을 빼라고 할 수 없다”며 “다만 현재보다 규모를 100억 원가량 축소해 시행하라고 조건부 의결해줬다”고 밝혔다.
건립 시설 중 일부는 인근에 같은 시설이 있어 중복 논란도 나오고 있다. 1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수영장(길이 25m·레인 6개)의 경우 불과 2km가량 떨어진 수지 레스피아(하수처리장 내 체육문화시설)와 수지여성회관에 각각 설치돼 있고, 노인복지관 역시 인근 수지와 신갈에 설치됐거나 건립 중이다.
용인시의 한 공무원은 “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정종합복지센터를 크게 짓는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2005년 준공한 시청사가 정부서울청사 본관보다 커 비난을 받았는데 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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