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두근두근 메트로]삼남길 따라 7km… 솔향기 솔솔 개나리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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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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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용주사~독산성길 트레킹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것으로 유명한 경기 오산시 독산성에 올라서면 수원과 오산시내 화성 동탄신도시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남길을 걷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것으로 유명한 경기 오산시 독산성에 올라서면 수원과 오산시내 화성 동탄신도시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남길을 걷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조선시대 한양에서 충청 호남(해남 땅끝마을) 영남(통영) 등 삼남지방을 오가는 길이 ‘삼남로’다. 국내 육로교통의 중심축으로 많은 사람과 물자가 오갔다. 경기도 구간은 평택에서 오산 화성 수원 의왕 안양 과천을 거쳐 서울로 이어졌다. 지금의 국도 1호선과 노선이 비슷하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수영에 부임할 때, 정약용이 유배 갈 때, 이몽룡이 암행어사길에 오를 때 바로 이 길을 갔다.

경기도가 이 삼남길과 최대한 가까운 코스(수원 지지대∼오산 맑음터공원·34km)로 걷는 길을 만들어 지난해 10월 개통했다. 3일 도보여행 동호회인 (사)아름다운 도보여행과 함께 화성 용주사∼독산성길까지 대략 7km를 직접 걸어봤다.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융릉)을 조성하면서 창건한 절. 대한 조계종 제2교구 본사다. 우선 사찰 정문 건너편에 있는 효행문화원에서 미리 인터넷(포털에서 ‘경기도 옛길’을 치면 카페가 나온다)에서 내려받은 삼남길 지도 위에 인증 스탬프를 찍었다. 삼남길 지도 팸플릿을 찾았더니, “떨어지고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곳은 템플스테이(사찰 체험)를 운영 중이다.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개인은 주말만 이용할 수 있고 단체는 주중에도 가능하다. 코스 시작지점부터 걸어온 경우 이곳에서 하루를 묵어도 좋다. 길을 나서 조금 걷다 보니 화산저수지가 나왔고 아파트 등을 지나 한참을 걸어 논둑길로 올라섰다. 옆에는 안성천 지천인 황구지천이 흘렀다.

아직 논은 텅 비어 황량했다. 함께 걷던 아름다운도보여행 채화석 고문(63)은 “이 길은 가을 벼가 무르익은 황금 들녘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했다. 하지만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자의 마음은 어느새 포근해졌다. 평소 주말에 땀을 흘리며 앞만 보고 올라가던 청계산과 달리 이곳저곳 천천히 둘러보는 여유가 있었다. ‘걷기’의 매력이다. 논둑길이 끝나 황구지천을 건너 독산성으로 연결하는 세마교를 건널 때는 아찔했다. 오래된 다리라 폭이 좁고 보행자 통로가 없어 차량을 피해 조심조심 건너야 했다.

오산시 독산성 길은 한적한 숲 속 오솔길이다. 개나리가 곳곳에 피었고 소나무 향기가 은은했다. 땀도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높이 208m에 불과했지만 정상에 오르자 풍광은 멋졌다. 주변에 산이 없어 수원시내는 물론이고 동탄신도시 오산 세교지구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정상엔 독성산성 성곽과 보적사(백제시대 창건)와 세마대(洗馬臺)지가 있다. 이곳에서 다시 인증 스탬프를 찍었다.

성곽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남측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진달래 20여 그루가 수줍은 듯 피어 있었다. 잠시 후 주차장에 도착해 2시간가량의 삼남길 맛보기를 끝냈다. 길 곳곳에 리본과 안내 표지판이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대신 지도와 표지판은 부족했다. 일부 구간은 공사 중이거나 훼손돼 우회길 등 정비가 필요했다. 경기도는 삼남길 나머지 구간인 과천 남태령 옛길∼안양∼의왕 골사그내 구간(21km)과 오산 맑음터공원∼평택 소사 대동법기념비 구간(30km)을 다음 달 말 개통할 예정이다.

◇도보여행 팁: 시간당 3∼4km를 걷는 게 적당하다. 땀 발산이 잘되는 옷에 트레킹화를 신는 게 좋다. 여름에는 모자와 선글라스 선크림은 필수. 가급적 2인 이상이 함께 다니고 긴급 상황에 대비해 휴대전화 호루라기 등을 지참해야 한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삼남길#용주사#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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