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는 과목은 영어다. 지난달 치른 2014학년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3월 학력평가)에서 전체 응시생의 87.2%가 B형(A형보다 어려운 것)을 선택한 것. 영어는 계열 구분 없이 B형을 지정한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 영어시험은 지난해와 달리 50개 문항이 45개 문항으로 줄었고, 17개 문항이었던 ‘듣기와 말하기’ 영역이 22개 문항으로 늘어났다. 독해부문은 종전보다 10개 문항이 줄어든 23개 문항이 출제된다.
시험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난도 문제의 출제 가능성도 예상된다. EBS 영어강사인 허준석 부천고 교사와 이희종 성보고 교사로부터 3월 학력평가 영어시험에 대한 분석을 들었다. 늘어난 듣기와 말하기 문항, 신유형에 대비해야
지난해 2회에 걸쳐 실시된 모의고사와 비교할 때 이번 학력평가 역시 듣기와 말하기에서 신유형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B형 공통으로 짧은 대화를 듣고 이어질 응답을 고르는 문항이 3개 출제되었고, 대화를 듣고 문제 2개를 푸는 세트형 문항도 나왔다. 또 그림을 보여주고 대화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묻는 문항도 나왔다.
3월 학력평가의 또 다른 특징은 짧은 대화를 듣고 이어질 응답을 고르는 문항의 난도가 높아졌다는 것.
허 교사는 “3월 학력평가는 지난해 2회에 걸친 모의고사에 비해 들려주는 대화문의 마지막 문장을 길게 제시하고 발음을 다소 빠르게 하는 방식으로 난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모의고사는 마지막 문장을 7∼8개 단어로 구성한 반면 이번 3월 평가에선 15개 내외 단어로 늘린 것.
세트형 문항의 경우 대화를 들려준 뒤 이 대화의 주제와 세부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유형으로 출제됐는데 이는 지난해 평가원 수능 예비시행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에는 대화의 목적과 세부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
한편 영어 B형은 A형과 문제유형 자체는 매우 흡사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선택지를 영문으로 제시함으로써 난도를 높였다.
허 교사는 “듣기와 말하기 영역은 대부분 지문을 한 번만 들려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지문의 요지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때 선택지까지 영문으로 주어지면 당황하게 되므로 평소 영문 선택지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형 빈칸추론 문항, 운명을 가른다
영어 B형은 빈칸추론 문항에서 고득점 여부가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빈칸추론 유형은 이번 3월 학력평가의 경우 A형에서 4개 문항이 출제된 반면 B형에선 7개 문항이 나왔다.
B형에서 나온 문항 7개를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빈칸에 들어갈 어휘를 묻는 문항 2개, 어구를 묻는 문항 1개, 문장을 묻는 문항 3개, 접속사를 묻는 문항 1개가 나왔다. 이 중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문장을 묻는 문항. 문장을 묻는 문항 3개 중 2개의 배점이 3점이라는 점은 이 유형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이 교사는 “제시문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장이 빈칸으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독해를 공부할 때 전체 문장을 읽어 본 다음 핵심 단어를 찾아보고 글의 요지를 한 줄로 요약해보는 연습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장문을 독해하는 문항은 5개가 출제됐다. 읽기영역 총 23개 문항 중 빈칸추론과 장문독해 등 두 개 유형에서만 무려 12개 문제가 출제된 것. 읽기영역은 신유형이 출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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